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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최수현 원장 내정일인 지난달 15일(왼쪽부터)과 이달 10일, 23일 29일 등 4회에 걸쳐 언론에 배포한 증명사진. |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한 달여 만에 언론매체에 배포하는 증명사진을 네 번이나 바꿔가며 '얼굴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같은 시기 취임한 신제윤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권혁세 전 금감원장이 보여주지 않은 이례적인 행보다.
30일 금감원은 전일 최 원장 증명사진 2부를 언론매체에 배포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3월 15일 새 금감원장에 최 원장이 내정된 직후 한 차례 증명사진을 배포한 바 있다.
또 금감원은 지난달 23일 증명 및 명함사진 2부를, 같은 달 10일 집무실 등을 배경으로 찍은 프로필 사진 4부를 언론에 전달했다. 금감원이 배포한 사진은 23일 배포된 증명 및 명함판 사진을 제외하고 모두 다르다.
반면 금융위원회는 신제윤 위원장이 내정된 지난 3월 2일 한 차례만 증명사진을 배포했다.
두 전임 금융당국 수장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금융위와 금감원 관계자에 따르면 2011년 초 취임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전 금감원장 증명사진은 한 차례만 언론에 배포됐다.
일반적으로 각 기관 수장은 각종 행사 등 외부 일정이 잦아 현장에서 각 언론사가 찍은 사진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이번 금감원처럼 별도로 사진을 자주 배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금감원 측은 최 원장 사진을 반복해서 배포한 이유에 대해 언론의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권혁세 전 금감원장 취임 초기에는 언론에 인물사진을 배포하면 바로 기사에 반영됐다"며 "하지만 최근 일부 언론이 최 원장의 예전(수석부원장 시절) 사진을 쓰거나 아예 사진이 빠지는 사례가 빈발해 (사진을) 계속 보내게 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금융공공기관 특성상 폐쇄적 조직이란 점을 감안해, 최 원장의 적극적 '얼굴 알리기'가 취임 초기부터 강조한 열린 금융감독 정책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반응도 있다.
최 원장은 취임 직후 국민이 금융기관에 대해 검사하는 국민검사청구제도 도입과 금감원 보유 정보 공개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최 원장은 '임원회의 시 당부 사항' 자료를 만들어 언론에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금감원 내부에서는 최 원장의 외부 얼굴 알리기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직원들은 당장 조직 개편과 인사 이동을 앞두고 있어서다. 금감원은 오는 3일 조직 개편과 함께 임원과 국장 인사를 동시에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또 다른 관계자는 "최 원장은 금감원 내부에서 승진 기용된 만큼 향후 조직운영에 대해 직원들이 거는 기대가 크다"며 "외부가 아닌 실질적인 내부 평가는 조직 개편과 인사 단행 후 이뤄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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