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비서관은 '문고리 권력'의 명실상부한 '1인자'인 셈이다. 수석들은 박 대통령에게 보고하러 갈 때 정 비서관을 통해 때때로 대통령의 의중을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비서관은 안봉근 제2부속실 비서관과 함께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밀착 보좌하는 '그림자'로도 통한다.
그는 곳곳에서 올라오는 모든 보고서와 각종 자료들을 취합해 박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일을 한다.
허 비서실장과 각 수석들이 모여 일정회의를 하는데, 이 일정을 토대로 대통령의 일정을 짜고 최종 동선을 짜는 일도 그의 중책이다. 2007년 경선 때부터 손발을 맞춰온 조인근 연설기록비서관과 함께 대통령의 메시지를 챙기는 일도 하고 있다.
정부 출범 후 두 달 가까이 이어진 각 부처 업무보고와 각종 행사에 박 대통령의 '깨알' 메시지가 잦아지면서 메시지 관련 업무 부담이 커졌다.
또 북한의 도발위협과 개성공단 중단사태 등 안보위기가 고조되면서 시시각각 시급성을 띠는 보고서가 많아 제1부속실은 24시간 비상체제로 일하고 있다.
정 비서관은 거의 퇴근을 못하고 하루 이틀 걸러 집에 들어가는 일이 잦다고 한다. 여기에 구체적인 부분까지 수시로 지시하는 박 대통령의 스타일에 맞추려면 거의 쉼 없이 일해야 할 정도다.
서울 출신으로 경기고와 고려대 노어노문학과를 나온 정 비서관은 1998년 대학원 시절 지도교수의 소개로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박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부터 지금까지 15년 동안 보좌해온 '4인방'(안봉근, 이재만, 故 이춘상) 가운데 막내다. 정무적 감각이 탁월해 메시지 관리를 맡았다.
정치생활을 시작했을 때부터 동고동락한 이들에 대한 박 대통령의 신뢰는 절대적이라는 평가다.
이 때문에 이들에게 끈을 대려는 사람들이 많지만, 정 비서관은 전화도 거의 받지 않고 사람도 가려 만난다고 한다. 평소 그는 "비서는 입이 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
지금까지 그랬듯 박 대통령의 '그림자'로 청와대 5년을 보낼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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