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특별자치시의회 유환준 초대의장(67)은 출범 이후 9개월간을 되돌아보면서 이같이 전했다.
1일 세종시의회 의장실에서 만난 유 의장은 대체로 밝은 모습이었지만 때로는 비장한 분위기가 풍겼다.
표면상으로는 12만 시민이 거주하는 '막내' 광역자치단체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행정수도라는 이름이 지닌 무게감이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유 의장은 "민의의 전당인 의회를 이끌어나가는 수장으로서 의장의 역할과 책임이 막중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면서 "집행기관에 대한 제대로 된 감시와 견제, 비판은 물론 시민 및 의원 상호간 소통과 화합을 위해 혼신을 다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이지만 그동안 소화한 일정을 살펴보면 '연기군' 시절과 확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하고 있다.
실제로 세종시의회는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연기군의회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많은 입법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 6개월 동안 세종시의회는 초대 세종시 기구 및 행정조직을 구성하기 위한 필수 조례 총 307건을 제정했다.
이 가운데 의원들이 직접 발의한 조례는 총 51건이었다. 의원당 평균 3.4건을 제정한 것으로, 2010년 경실련에서 발표한 전국 의원 평균 입법발의 건수인 0.72건을 크게 웃돌았다. 5배 정도 일을 더한 셈이다.
가장 보람을 느낀 일에 대해서는 지난해 8월 23일 세종시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전국 단위 행사인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를 개최했던 것을 꼽았다.
유 의장은 "당시 세종시가 실질적인 행정수도로 건설될 수 있도록 '청와대와 국회 이전 설치 성명서'를 전국 시·도의회 의장의 전폭적인 지지로 채택했고, 이후 전국적으로 긍정적인 여론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세종시의회는 세종시에 청와대와 국회가 이전할 수 있도록 의원 모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향후 간담회와 의원 연찬회 등을 통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장을 자주 마련해 화합과 단결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새누리당 8명, 민주당 6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돼 새누리당이 과반을 이뤘으나 "의석수는 중요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당리당략보다 시민의 목소리를 시정에 반영하는 역할에 뜻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무엇보다 '세종시특별법 개정안' 국회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 가장 걸린다.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그는 "세종시가 실질적인 행정수도로서의 기능을 다하기 위해 정부의 행·재정적 지원과 자족기능 강화를 위해 꼭 필요하다"며 "올해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의장으로서, 세종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시 건설을 위한 8조5000억원의 정부 예산이 세종시 건설 예정지역에만 국한돼서 편입지역인 구도심권의 공동화 문제가 발생될 것에 대한 우려도 크다.
이에 대해선 "조치원읍을 비롯한 구도심권이 신도심과 상생발전할 수 있도록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한국고속철도(KTX) 조치원역 정차 운행에 대해 국토해양부와 한국철도공사에 정식으로 건의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실제 국무총리실 이전이 시작된 지난해 9월 이후부터 12월 말까지 조치원역 이용객 수가 2011년 같은 기간보다 6% 늘어난 상태인 데다, 행정수도 격인 세종시 내에 KTX 정차역이 상징적으로도 필요하다는 게 유 시장의 주장이다.
그는 "세종시는 대한민국의 행정과 물류의 중심지로 발전하고 있으며, 국가균형발전의 파급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KTX의 조치원역 정차 운행은 꼭 이뤄져야 하며, 이것이 성사될 때까지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의회 수준이 높아져야 세종시도 동반성장할 수 있다는 내용을 거듭 강조했다.
유 시장은 "자치단체장의 막강한 권한을 견제할 장치 중 하나인 의회 의원들은 자신들의 자질 향상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과 전문지식을 쌓기 위해 더욱 공부를 열심히해 집행부의 견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의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세종시 내 기반시설 구축과 함께 시스템 안정화도 동시에 이루기 위해 온힘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그는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세종시를 만들려고 하지만 정작 열악한 정주환경, 편의시설 부족 등으로 많은 중앙부처 이전 공무원들이 불편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정부 부처를 찾아오는 전국의 내방객에게도 세종시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와 편익을 제공하는 데도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의정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종시가 세계적인 모범도시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세종시의회도 선진모델이 구축될 수 있도록 의회의 역할을 분명히하고, 역사적인 책임의식을 갖고 효율적 의회가 되도록 더욱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세종시가 세계적인 명품도시가 될 수 있도록 지역주민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어려운 시기를 풀어나가는 데 집행부와 동료 의원 여러분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다. 이에 우리 지역민들도 동참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명품도시 세종시 건설을 위해 매진해나갈 것을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yso6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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