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삼성물산은 경기도 고양시 원당동에서 분양 중인 '원당 래미안 휴레스트' 아파트 분양가를 파격적으로 할인했다. 조합원 잔여물량에 대해 가격을 36%나 깎아 초기 분양가를 8억원대에서 5억원대 초반까지 낮췄다.
#3.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한 단독주택 주인은 얼마 전 이 집의 매도 희망가를 6억2000만원에서 5억9000만원으로 내렸다. 1년 남짓 매수세가 아예 없었으나 가격을 6억원 이하로 낮춘 이후 매입문의가 적지 않게 오고 있다.
주택시장에 '가격 6억원'이라는 새로운 기준선이 생기기 시작했다. 시세가 6억원 초반대인 기존 중대형 주택들은 매매를 위해 6억원 이하로 가격선을 끌어내리고 있고, 분양주택도 분양가를 6억원 아래로 맞추고 있다.
지난달 1일 정부가 발표한 '4·1 부동산 대책'의 세제혜택 기준이 6억원 이하 주택으로 맞춰지면서 생긴 새 트렌드다. 정부는 4·1 대책을 통해 올해 안에 6억원 이하 주택 또는 전용면적 85㎡ 이하인 주택을 매매할 경우 5년간 양도소득세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또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가 6억원 이하인 주택을 올해 안에 살 경우 취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6억원 마케팅이 가장 활발한 곳은 준공 후 미분양 주택시장이다. '원당 래미안 휴레스트' 조합원 잔여물량 중 전용 132㎡형의 경우 가격을 36% 할인해 7억원대에서 4억4000만~4억6000만원까지 낮췄다. 전용 151㎡형도 8억원대에서 4억6000만~5억1600만원선에 나왔다.
인천 남구 학익동 '학익엑슬루타워' 전용 148㎡형도 약 40% 할인 분양에 들어가면서 초기 분양가가 6억원대에서 현재 4억원대로 낮아졌다. 용인시 신봉동 '수지 신봉센트레빌'도 30% 할인으로 6억원을 넘던 전용 149㎡형 분양가가 5억원대로 낮아졌다.
수지 신봉센트레빌 분양 담당자는 "중대형이지만 양도세뿐 아니라 취득세 면제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최근 계약문의가 부쩍 많아졌다"고 전했다.
신규분양 물량도 마찬가지다. 건설사들은 주택형을 전용면적 85㎡ 이하로 설계하는가 하면 분양가가 6억원을 넘지 않도록 책정하고 있다.
올해 가장 유망한 지역으로 꼽히는 위례신도시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현대엠코는 오는 10일 모델하우스 문을 여는 '위례신도시 엠코타운 플로리체'의 분양가를 당초 계획했던 수준보다 낮춰 6억원 이하 아파트 31가구를 내놓기로 했다.
현대엠코 이외에도 올해 분양예정인 건설사들은 분양가를 대부분 6억원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 강남권에서 재건축아파트 분양을 앞두고 있는 한 조합은 저층 일부 아파트를 6억원 이하에 공급하는 계획을 시공사와 논의하고 있다.
기존 주택 매매시장도 마찬가지다. 4·1 대책 이후 호가는 대부분 오르고 있지만 아직 온기가 돌지 않고 있는 수도권 외곽지역은 집값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특히 6억원을 넘던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그 이하로 가격을 낮춰 나오는 매물도 적지 않다.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 E공인 관계자는 "매수자들이 모두 6억원 이하 물건만 찾으니 6억원 초반의 아파트는 시세가 6억원까지 내려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