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코스닥지수가 5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나 코스닥펀드는 뒷걸음질 치고 있다.
코스닥 개별종목들의 시가총액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이들 종목을 펀드에 담아 지수를 추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8일 한국거래소와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지수는 576.7로 거래를 마쳐, 올 들어 16.2% 올랐다. 이는 4년10개월 만에 최고치다. 같은 기간 코스닥펀드는 8.1%의 수익률로 코스닥지수 상승률을 크게 밑돌았다.
대표적인 코스닥전용펀드인 LS자산운용의 'LS KOSDAQ Value증권투자신탁 1(주식)A'의 경우 올 들어 6.33%의 수익률로 코스닥지수 상승률을 두 배가량 밑돌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도 코스닥지수는 11.83% 올랐으나 이 펀드는 5.47%의 수익을 거뒀다.
이승준 LS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종목은 1000개가 넘지만 펀드 편입종목 대상은 100개에 불과하다"며 "또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은 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지수를 정확히 쫓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장주인 셀트리온의 경우는 시가총액이 3조59억원으로,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35%에 불과하다. 2등주인 CJ오쇼핑의 경우는 2조1421억원으로 비중은 1%대다.
이승준 펀드매니저는 "코스닥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지수 추종이 힘들 것"이라며 "코스닥펀드 투자 시에는 포트폴리오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코스닥 ETF들도 코스닥지수 상승률을 밑돌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코스닥Star30인덱스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C-e'는 연초 이후 6.2%의 수익률로 코스닥펀드 가운데 가장 낮았으며,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킨덱스코스닥스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도 7.2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닥펀드뿐 아니라 중소형주펀드도 코스닥지수 수익률을 밑돌고 있다. 중소형주펀드는 올 들어 10.65%의 수익률로 코스닥지수 상승률을 6%포인트가량 밑돌았다.
다만 중소형주펀드는 대형주 비중이 제로인 펀드가 있는가 하면 50%가 넘는 펀드도 있어 운용사의 운용 철학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즉 펀드매니저의 판단에 따라 투자 성과가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실제 대형주 비중과 중소형주 비중이 극명하게 갈리는 펀드의 수익률은 20% 이상 차이가 났다.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의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증권투자신탁 1(주식)A1'은 소형주 비중이 87.59%에 달한다. 반면 대형주 비중은 제로다. 이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 26.94%로 중소형주펀드 가운데 가장 높다. 연초 이후 지난 3월 말까지의 기간에도 20%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반면 유리자산운용의 '유리스몰뷰티플러스증권투자신탁[주식]'은 올 들어 -0.5%의 수익률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올 들어 지난 3월 말까지는 0.25%의 수익을 거뒀다. 이 펀드는 대형주 비중이 53.22%에 달하며 소형주 비중은 10%대에 불과하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재와 같은 장세에서는 중소형주의 비중이 높은 펀드가 수익률이 높으나 변동성이 높은 장세에서는 대형주 비중이 높은 펀드가 수익률이 높다"며 "안정적인 투자를 고려한다면 대형주 비중을 일부 가져가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특히 그는 "코스닥펀드는 코스닥 종목에만 집중을 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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