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을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아는 것이다(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논어에 있는 공자의 일언이다. 공자의 이 말씀을 현대 수학교육론과 연결하면 좋은 수학공부법을 찾을 수 있다. 첫째는 안다는 것과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이 실상은 매우 어렵다는 점이고, 둘째는 자신의 앎이 다른 사람에게 말해질 때 진정으로 안다는 것이다. 수학공부에서도 내가 알고 있는지, 또 모른다면 무엇을 모르는지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사람이 발견하고 발명한 많은 수학의 수식과 이론들은 추상적이고 논리적이어서, 그 개념과 원리에 대한 확실한 이해가 없이 풀이의 공식만 알아도 주어진 문제를 풀 수 있다. 그러나 문제가 복잡해지고 뜻을 파악해야 하는 서술형 문제로 들어가면 요령으로 공부한 것으로는 전혀 힘을 발휘할 수 없다. 단순한 계산, 공식의 적용은 계산기와 컴퓨터 등에게 맡기는 만큼 현대 수학교육의 목표는 문제를 해석하고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답을 상상하는 것에 두고 있다. 실제 학교 시험을 비롯해 각종 경시·입시에서도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묻는 고차원의 문제가 많이 출제되고, 그것들이 응시자를 변별하는 주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수학은 내가 아는지, 모르는지를 아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직접적인 자기 반성보다 오히려 남을 관찰하면서 아는 것이 쉽다. 실제 소그룹 토론 수업에서 자신이 이해하는 바를 선생님과 친구들 앞에서 설명할 때 설명을 온전히 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습 주제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서다. 처음 이런 경험을 하는 학생은 당혹스러워 하거나 부끄러워 하지만, 발표라는 과제를 완수하고 나면 모르는 부분을 깨닫게 된 것과 설명을 끝까지 해낸 것 등에 대해 만족스러워 한다. '가르치는 것이 배우는 것이다(To teach is to learn)'는 영어속담은 교육에서 실제적인 힘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수업방식은 이미 정답을 알고 있는 학생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 설명하는 친구의 사고과정을 따라가면서 자신의 앎에 대해 돌아보고 확고하게 하기 때문이다.
발표식 수학수업은 수학교육에서 의사소통이 앎에 얼마나 필수적인가라는 점에서 공자 말씀과 연계된다. 사고력을 중시하는 수학수업은 교사 중심의 강의로 지식을 전수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중심의 활동으로 지식을 발견해나가는 것을 위주로 한다. 그래서 실험·탐구·조작·공작 등 활동수업을 많이 하게 되는데, 여기서 학습자의 대화와 표현이 없다면 수업은 놀이 수준을 뛰어넘지 못한다. 각자의 경험과 사고의 과정에서 쏟아내는 아이디어들로 서로를 자극하고 각자의 앎으로 도달하는 과정은 일방적 강의나 혼자 하는 수업에서는 절대로 얻을 수 없다.
올해 바뀐 개정 교과과정은 수학적 사고력과 문제해결력 함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학적 의사소통과 수학 지식의 내적·외적 연결을 통한 다양한 체험을 방법으로 하며, 수학의 가치를 이해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고, 수학과목이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를 키우는 데 보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바로 소그룹 협동학습을 통해 아이들은 공부하는 자신을 의식하면서 분명한 수학적 앎에 도달하며, 의미 있는 연습을 하고 수학적 앎의 능숙한 사용자가 되며, 수학을 좋아하고 도전하는 인재가 될 수 있다. 아울러 다른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태도와 의사소통의 능력을 키워나갈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함께 하는 수학공부'야말로 매우 유익하고 효율적인 수학교육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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