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남덕우 총리 추모> "한국경제의 반석을 다진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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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5-2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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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덕우 전 국무총리가 18일 타계하자 각계 인사들의 추모가 잇따랐다.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고인을 기억하는 이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조문객들은 경제계 원로로 굵직한 업적을 남긴 고인의 마지막 길에 애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허태열 대통령 비서실장, 박흥렬 경호실장 등 청와대 참모 20여명과 함께 빈소에 도착해 고인께 헌화한 뒤 영정 앞에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친수했다. 이어 가족실로 들어가 유족과 10분 가량 대화를 나누면서 “나라의 큰 어른이 이렇게 떠나시니 허전하다”며 “경제를 살리고 가난을 벗어나는데 중추적 역할을 하셨다는 생각을 하며 큰 위로를 받으시기 바란다”고 위로했다.

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고인은 오일쇼크와 만성적 인플레이션 등 한국 경제에서 가장 어렵던 시기를 극복한 경제발전 모델의 입안자였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고인께서는 장관과 부총리 시절 국제 수지가 나쁜 상황에서 국내 경기를 살려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 소규모 주택 공급 정책을 강조하셨다. 주말마다 허허벌판이었던 잠실 건설현장에 나가시던 모습이 기억난다”고 회상했다.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고인은 우리 개발 경제의 반석을 다진 주역”이라며 “평생을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며 살아오셨다. 끊임없이 자기 관리와 공부를 멈추지 않아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됐다”고 말했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선진화포럼과 한·일협력위원회 등을 통해 한국 경제와 시민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하셨다. 연세가 있어도 마음을 젊게 가지고 앞날을 바라보며 균형감각을 잃지 않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은 “마흔다섯에 검은 안경을 쓴 청년의 모습으로 재무부 장관이 됐던 고인이 기억난다”며 “경제개발 정책을 펼 때 일주일에 서너 번씩 밤을 새우며 일을 하고 국무회의에 가서 대통령에게 보고를 했다”고 회상했다. 이 전 장관은 “어려운 일이 있으면 항상 찾아뵙던 스승 같은 분이다. 최근까지도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관해 건의사항을 전달하는 등 걱정과 관심을 아끼지 않으셨다”면서 “우리 사회의 훌륭한 지도자, 거목을 잃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한구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는 고인이 장관 시절 초임 사무관으로 재무부에서 일했던 기억을 풀어놨다. 이 전 원내대표는 “학구적인 자세로 합리적인 정책을 펴고, 관련 부처와 기관 및 국제사회를 설득하며 정책을 적용하는 리더십이 있었다. 과거와는 다른 장관이었다”고 말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고인은 지병과 노환 속에서 최근까지 한국선진화포럼 이사장 등을 맡으며 우리 경제의 갈 길을 제시해주는 방향타 역할을 해주신 분”이라고 추모했다.





김영주 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고인은 강직한 성품과 합리적 사고로 경제장관으로서 리더십을 십분 발휘했지만 늘 공무에 바빠 자신의 신변은 잘 돌보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고인은 항상 무언가에 골몰했던 탓에 엘리베이터를 타도 아무층에서 내리는 경우가 많았고, 식당에서는 자신의 신발이 아닌데도 신고 나가 다시 바꿔드린 경우도 있었다”며 고인의 일화를 전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취임 이후 첫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별세한 남덕우 전 국무총리에 대해 “고인은 국제 원조를 받던 척박한 경제 여건 속에서 출발해 수출 100억달러와 1인당 국민소득 1000달러를 돌파하면서 오늘날 우리가 선진국의 문턱에 서는 기반을 닦았다”고 애도를 표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매우 미래지향적인 분으로, (경제학도들에게) 사표가 되신 분”이라면서 “특정 사안에 대해서만 잘했다고 한다면 (남 전 총리를) 너무 작게 평가하는 것일 정도”라고 평가했다.




남덕우 전 총리에 뒤이어 재무부 장관을 지냈던 김용환 새누리당 상임고문은 “1970년대는 청와대 비서실이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총괄 지휘하던 시기였고 각 부처 관료들은 개성이 뚜렷해 의견 충돌도 많았다”라며 “남 전 총리는 그 속에서 경제부총리로서 잡음 없이 경제정책을 조율한 분”이라고 회상했다.



남덕우 전 총리가 경제기획원을 이끌 당시 경제기획원 과장으로 인연을 맺었던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경제관계 장관회의를 주재할 때 당시 군사정권의 다른 리더들과 달리 윽박지르지 않고 자신의 뜻을 이해시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이어 “정부가 중화학공업 육성을 밀어붙이던 1970년대 후반에도 남 전 총리는 시장의 순리를 함부로 깨뜨려서는 안된다는 기본신념을 지키며 정책을 조율했다”고 말했다.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장은 별세한 고(故) 남덕우 국무총리에 대해 “고인의 유지를 잘 받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산업 사회에서 기업인들 치고 (고 남 전 총리)와 인연이 없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오늘의 영광은 (고 남 전 총리와 같은)앞선 분들의 희생과 노력에 따른 결과”라고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고(故) 남덕우 전 국무총리에 대해 “우리나라 경제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신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 전 총리와)미국 오클라호마 주립대에서 같이 수학한 인연이 있다”며 “남 전 총리는 시장경제 원칙을 국내 경제에 확립하는데 많은 기여를 하신 분”이라고 회고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고 남덕우 전 국무총리 빈소를 조문해 “큰 별이 지셨다”며 고인의 별세를 아쉬워 했다.조 회장은 “선대회장(고 조중훈 회장) 때부터 (남 전 총리와)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며 “인천허브공항(현 인천국제공항)도 남 전 총리의 아이디어였다”고 고인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임광원 전 코엑스 사장은 “고인을 도와 무역협회와 코엑스를 설립했다. 10년이 넘는 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며 “고인은 청렴하고 공사가 분명하며 항상 나라 걱정을 했던 분”이라고 말했다. 임 전 사장은 이어 “고인은 미국내 많은 인맥을 통해 한·미관계 증진에도 힘썼다”며 “클린턴 전 대통령이 주지사이던 시절 고인의 주도로 미 중남부-한국 경협이 이뤄지고, 한·미재계회의가 가동되는 등 한·미 경제협력이 진전됐다. 진정한 애국자”라고 회고했다.

새누리당은 애도하는 논평을 내고 “남 전 총리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민현주 대변인은 논평에서 “고인은 학자, 경제관료, 그리고 경제계 원로로서 평생 동안 경제정책과 산업, 그리고 정치 분야까지 두루 영향을 끼치며 우리나라 발전에 많은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민 대변인은 이어 “남 전 총리는 산업화 초기에 경제개발 정책을 주도해 ‘한강의 기적’을 이끌었고,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나라를 위해 아낌없는 조언을 했다”면서 “고인의 수많은 업적은 후대에도 길이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논평을 통해 "폐허였던 우리나라에서 경제개발연대에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남덕우 전 국무총리께서 별세하신데 대해 우리 경제계는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남 전 총리는 지난 10여년간 전경련 원로자문단을 이끄시면서, 우리 경제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다"며 "또한 각종 강연과 기고, 선진화포럼 운영 등을 통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신 ‘영원한 현역’이셨으며 우리나라 경제 현대화의 산 증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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