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 공장을 비롯해 기아차의 광주, 소하리, 화성 공장은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오후 4시만 되면 수백명에 이르는 ‘인문학도’가 생겨난다.
이들은 저마다 와인매너, 커피, 건축을 비롯해 자녀 학습, 가족 관계에 이르기까지 관심있는 인문학 강좌를 선택해 강의실을 찾아 분주이하게 움직이며 자기계발의 폭을 넓히고 있다.
직원들이 이렇게 열정적인 인문학도로 변할 수 있는 이유는 지난 3월 초 시행된 주간연속2교대 덕분이다.
주간연속2교대가 도입된 이후 회사의 분위기는 달라졌다.
무엇보다 직원들은 이전 보다 훨씬 여가 시간이 늘어났다. 근로자의 1인당 근무시간은 10시간에서 8시간 30분으로 줄어들고 밤샘 근무도 사라졌다.
이렇다보니 회사에서는 임직원들을 위한 여가활용 프로그램을 하나둘씩 마련했다.
이후 가장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은 인문학 강좌다.
기아차만 하더라도 이달 중 준비한 인문학 강좌는 총 8개.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16시. 각 공장별로 인문학 특강이 준비된다.
가정의 달인 만큼 ‘자녀와 소통하는 부자유친’ ‘든든한 인생의 멘토 아버지’ 등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부터 ‘나의 가치를 높이는 와인 매너’ 커피가 당신을 지지합니다‘ 등의 취미를 위한 프로그램까지 다양하다.
처음 임직원들은 프로그램이 소개에만 그칠 뿐 실질적인 소양 기르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과 일부에서는 임직원 개개인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인 강의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실상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기다렸다는 듯이 강좌를 선택하고 특강시마다 자리를 꽉꽉 메울 정도이며 딱딱하고 지루한 강의가 아니라 재미있고 접근하기 쉬운 내용으로 직원들의 반응이 뜨겁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아예 연간 프로그램을 준비해놓고 있다.
올해 교양 아카데미와 인문학 아카데미에 참가할 예상 인원만 각각 4000명, 2400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인문학 바람은 현장에만 부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는 사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학습포털을 통해 임직원의 인문학 소양 함양에 힘쓰고 있다.
특히 고전·문학과 인문·철학의 2개 카테고리를 통해 노인과 바다, 사기 등 동서양의 저명한 고전이나 문학 작품에 대한 해석 및 풀이 등에 대한 강좌를 100여개, 서양철학, 동양철학, 역사 등에 대해 70여개의 강좌를 개설해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간연속 2교대의 본격적인 실시 이후 직원들이 알차고 보람되게 여가생활을 활용하고 자기계발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측면에서 지원책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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