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임기까지 6개월 정도를 남기고 사의를 표명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말 3년의 임기를 마쳤으며 올해 12월까지 1년간 임기가 연장된 상태였다.
김 이사장의 전격적인 사의 표명은 새 정부가 금융공기업 CEO들에 대한 전면적인 인사를 앞두고, 교체 대상이거나 임기가 다한 인사들에 대한 압박이 시작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 취임 초기부터 시작된 노조와의 갈등이 최근 심해지면서 자진 사퇴쪽으로 가닦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키움증권 대표이사를 역임한 김 이사장은 민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공모를 통해 거래소 이사장에 선임됐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고려대 인맥으로 분류돼 올해 정권이 바뀌면서 증권 유과기관장 가운데 교체 대상 1순위로 꼽혀왔다.
거래소 이사장은 주주총회 결의 후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로 김 이사장의 사표가 수리되면 거래소는 이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 차기 이사장 선임에 착수하게 된다.
김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예탁결제원, 코스콤 등 다른 증권 유관기관의 수장들도 교체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농협금융지주도 지난 24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신동규 회장의 후임 선출을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회추위는 오는 27일 1차 회의를 소집해 위원장을 선임한 후, 앞서 사의를 표명한 신 회장의 후임 인선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KB금융지주는 어윤대 회장의 후임 인선 작업을 위해 지난 23일 제3차 회추위를 개최하고, 2차 후보군을 선정해 본격 절차에 돌입했다.
KB금융의 차기 회장 후보로는 임영록 KB금융 사장, 민병덕 KB국민은행장,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 등 내부인사와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 등 10여명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지주도 같은 날 회추위를 열고, 이순우 우리은행장을 우리금융의 차기 회장으로 낙점했다.
이같이 금융지주의 새 수장 선임 작업이 본격화 됨에 따라, 2금융권의 인사에도 신호탄이 터졌다. 신한금융지주는 같은날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계열사 사장단 및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권점주 신한생명 사장의 후임으로 이성락 신한아이타스 사장이 선정된 데 이어, 신한카드 부사장으로 내정된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이재우 신한카드 사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8월, 사장으로 승진돼 뒤를 잇게 된다.
오는 6월 임기가 만료되는 박종원 코리안리 사장도 5연임을 끝으로 퇴임이 확정됐다. 한화 계열 보험사와 흥국화재, 흥국생명 등의 CEO들도 다음 달 임기를 끝으로 교체될 예정이다.
코리안리 사장으로는 원혁희 회장의 셋째 아들인 원종규 전무가, 한화손해보험 새 대표에는 지난 3월 영입된 동부화재 출신 박윤식 부사장이 각각 내정됐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문책경고를 받은 김용권 흥국화재 사장은 직무정지 조치로 연임이 불가한 상황이다. 변종윤 흥국생명 사장은 연임 가능성이 있지만, 지난 흥국화재 사장 재직시 계열사 부당지원으로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연임이 유력시됐던 김석남 KB생명 사장은 지주사의 회추위가 개최된 뒤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여신금융협회도 지난 21일 차기 회장 인선 작업을 위해 공개 모집에 나섰다. 아직까지 후보로 지원한 사람은 없으나 공모 마지막 날인 27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재성 금융감독원 전 부원장, 홍영만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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