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SNS 등 통신매체의 발달로 갑의 엽기 행각이 공론화되고 사회 공분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간 보복이 두려워 말 못하는 을의 처지를 가까이서 지켜봐 왔던 기자로서는 나름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본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일지도 모르겠다. 대기업은 난세를 한탄만 할 게 아니라 자가성찰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려야 할 때다.
갑의 횡포에 대한 여론몰이는 주로 스토리텔링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스토리텔링은 마녀사냥으로까지 비화되는 파괴력을 보인다. 거꾸로 착한 기업도 스토리텔링을 통해 주목받을 수 있다.
스토리텔링은 우연적으로 발생해야 감동을 배가시킨다. 기업이 홍보하는 사회공헌 활동보다 기업 구성원이 우연찮게 베푼 선행이 더 크게 주목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자면 평소의 기업문화가 을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윤리경영을 최우선 가치로 여겨야 한다.
최근 ‘세상에 공짜폰은 없다’며 ‘가장 싼 매장은 아닐지 몰라도 가장 정직하게 판매하겠다’고 홍보한 한 양심적인 핸드폰 가게가 네티즌 사이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건·사고가 많았던 만큼 착한 기업에 대한 갈망도 큰 것이다.
국내 기업에 대한 국민 호감도는 4년래 최저라고 한다. 여러 여론조사에서는 윤리적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소비자 의향이 매우 뚜렷했다. 영웅적인 갑이 되기 위해 윤리경영에 베팅을 걸어볼만 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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