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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내 대형 케이블 사업자가 지난 24일 제주도 해비치호텔에서 UHD TV 사업 활성화를 위한 MOU를 체결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영남 삼성전자 전무, 김기범 티브로드 상무, 이상용 CJ 헬로비전 상무, 고진웅 C&M 부사장, 권기정 현대 HCN 상무, 황태익 CMB 상무, 김기현 JCN 대표, 조택일 LG전자 상무. |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수년 내에 1000만대 규모로 성장할 UHD TV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TV 신제품 출시는 물론 UHD 방송 콘텐츠 보급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앞선 기술력으로 최고의 제품을 생산해도 정작 UHD 방송이 활성화되지 못하면 시장 자체를 키우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 대형 케이블 사업자들과 UHD 방송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협력관계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현대 HCN, CJ 헬로비전, C&M, CMB, 티브로드 등 5대 케이블 사업자와 MOU를 체결했다. 이번에 제휴를 맺은 4K UHD 방송은 풀HD보다 4배 높은 800만 화소의 해상도를 자랑한다.
이경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전무는 “삼성전자와 케이블 사업자 간의 전략적 협력은 향후 양질의 UHD 방송 서비스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UHD 스마트 TV를 통해 사용자들이 쉽고 편리하게 방송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방송통신사업자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같은 날 케이블 사업자들과 MOU를 체결했다. 양측은 △스마트 TV를 활용한 UHD 서비스 △셋톱박스 없는 방송서비스 △UHD 방송 가입자 확대를 위한 마케팅 등에서 상호 협력키로 했다.
LG전자는 구체적인 협력 방안으로 ‘케이블 빌트인 UHD 스마트 TV’를 제시했다. 셋톱박스의 지원 없이도 앱으로 UHD 콘텐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에 앞서 LG전자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3’에서 KBS와 공동으로 제작한 UHD TV용 다큐멘터리 콘텐츠를 시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UHD 방송 콘텐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UHD TV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있는 가운데 UHD 방송 기술에서 한 발 앞서있는 일본을 따라잡지 못할 경우 시장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 UHD TV 시장이 올해 93만대 규모로 커진 뒤 2014년 390만대, 2015년 688만대, 2016년 987만대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내로 프리미엄급은 물론 보급형 UHD TV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UHD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방송장비 시장은 일본 업체들이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 등 일본 업체들은 TV 제조 기술과 방송장비 제조 기술을 결합해 UHD 방송 서비스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의 TV 기술력은 일본에 앞서 있지만 UHD 콘텐츠를 제작하려면 일본 방송장비를 들여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은 내년 7월 브라질 월드컵을 UHD로 방송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달 중 NHK가 민영 방송사와 손잡고 전문 방송국을 설립키로 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정부를 중심으로 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권희원 LG전자 사장은 지난 24일 제주도에서 열린 ‘KCTA 2013’ 기조연설을 통해 “UHD 시장을 국내 업체가 주도하기 위해서는 제품개발, 방송시스템 구축, 콘텐츠 확대 등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며 “정부와 산업계, 방송계, 콘텐츠 업계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래창조과학부도 오는 2015년 하반기 UHD TV 방송 상용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내년 하반기 시험방송을 실시하는 내용의 계획안을 수립하는 등 지원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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