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오른쪽 둘째)과 이순선 인제군수(오른쪽 셋째)가 여초서예관 담당자로부터 금호석유화학이 기증한 서예작품에 대한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
여초 김응현(1927~2007) 선생은 안동 김씨 명문세가에서 태어나 일중 김충현, 백아 김창현과 더불어 3형제가 명필로 명성을 떨친 인물로 정, 예, 해, 행, 초서 등 5체에 두루 능통했다. ‘광개토대왕비체’를 최초로 작품화해 국내외 큰 명성을 떨쳤으며 ‘동방연서회’라는 학술단체를 만들어 한문화권인 중국, 대만, 중국, 말레이시아, 싱가폴, 홍콩 등과의 교류를 정례화하며 ‘국제서법교류대전’이란 정기교류전을 이끌어왔다. 특히 여초 선생은 일제시대 암흑기를 거치면서 침체된 한국의 서예문화를 다시 부흥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날 개관한 여초서예관은 여초선생이 질병치료차 인제에 머물며 여생을 마감한 것을 기념해 개관한 건물로 3천평 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구조이며 상설전시관, 수장고, 자료실, 연구실로 구성되어 있다. 건립에 8년간 총 100억원이 투입됐으며 ‘2012년 올해의 BEST건물 7선’에 선정될 정도로 건물 자체의 예술적 가치도 인정 받고 있다.
여초서예관 개관식에는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과 김성채 사장을 비롯 전기승 前 대법관, 정양모 前 국립중앙박물관장, 정창근 동국대학교 부총장 등이 참석해 개관을 축하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여초선생 서예관 개관에 맞추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여초 선생의 서예작품 총 69점을 기증할 뜻을 인제군청에 전했고, 앞으로도 문화재의 가치와 철학이 가장 의미 있게 사용될 수 있는 기관이나 단체에 보유한 문화재를 기증할 계획이다.
금호석유화학이 보유하고 있는 여초 선생의 서예작품 69점은 1979년 故 박성용 금호그룹 회장이 대만 국립박물관에서 전시하고 있던 여초 선생의 서예작품을 회사가 구입 후 보관하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여초선생의 필체가 가장 좋았다고 알려진 50대 시절의 작품들로 필체에 힘이 넘치고 정교해 작품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이 특징이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문화재의 의미는 작품의 철학과 가치가 후대에 잘 전달 될 수 있게 일반이 그 가치를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여초 선생 작품 기증을 통해 문화재를 통한 사회공헌 활동을 다양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2011년 회사에서 보유했던 조선 왕실의 '백자청화운룡문호(白磁靑畵雲龍文壺)' 자기를 문화재청 소속 국립고궁박물관에 기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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