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매매시장과 분양시장은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기존 주택시장의 경우 거래량은 급격히 증가했지만 집값은 좀처럼 오르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반면 분양시장은 대책 발표 이후 공급물량이 늘고, 청약률뿐 아니라 실제 계약률도 증가하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주택 거래량은 총 9만136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6만8047건)에 비해 32.5%, 지난 4월(7만9503건)에 비해 13.4% 각각 증가했다. 대책 발표 직후인 4월 한 달간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7.5%, 지난 3월과 비교하면 19.3% 각각 늘었다.
이는 양도소득세 및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취득세 면제를 골자로 한 4·1 대책 발표로 시장이 탄력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상 이보다 더 효과가 컸던 것은 취득세 추가감면 방안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수도권 주택 매매거래량을 보면 취득세를 2%에서 1%로 추가 감면이 종료된 후인 지난 1월(8457건)과 2월(1만7276건)은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1.4%, 10% 줄었다. 하지만 취득세 감면 연장이 확정된 후인 3월(2만6766건)은 3.1% 늘며 증가세로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남아있던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거래량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4·1 대책은 취득세 추가감면 종료시점을 맞아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달 집값이 올랐던 서울 강남지역도 이달 들어 하락세가 나타났다.
감정원이 발표한 부동산 시세를 보면 서울·수도권 아파트값은 4월 첫째 주 상승세로 전환한 이후 5월 넷째 주까지 9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이미 0.03%나 떨어졌다.
더 걱정되는 것은 6월 말 이후다. 이미 집을 살 사람들은 취득세 감면을 받으려고 구매를 끝내 하반기 심각한 거래 절벽 현상이 우려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6월에는 취득세 감면 막차를 타기 위한 수요자들로 거래량은 늘 수 있지만, 수요자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어 가격은 쉽게 오르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상황을 비춰볼 때 하반기에는 적어도 지금보다 절반 이상 거래량이 줄어들 것”이라며 “정부가 4·1 대책 발표 당시 연말까지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시킨다고 한 만큼 취득세 연장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취득세 감면 연장이 어렵다”는 입장을 계속 내놓고 있다. 16일에는 한 TV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몇 달 더 시장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최소한 몇 달간은 취득세 감면연장 등 후속 대책을 내놓지 않겠다는 얘기다.
다행히 분양시장은 호조세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 판교신도시 내 주상복합 아파트인 ‘판교 알파리움’이 청약에서 대박을 기록하는가 하면 건설사들이 4·1 대책에 맞춰 유망지역에 분양물량을 쏟아내 시장이 활기를 찾고 있다. 전문가들은 4·1 대책이 끝나는 연말까지 이 분위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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