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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브랜드 이야기_6> 시트로엥, 유럽 자동차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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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6-2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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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윤태구 기자=음악의 아버지를 바흐라고 한다면 유럽 자동차의 아버지는 누구일까?

이견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하나같이 가리키는 이는 바로 프랑스 자동차 제조 회사 시트로엥의 창업주인 ‘앙드레 시트로엥’이다. 시트로엥은 1919년 창업 후부터 ‘최초’의 사건들이 가득하다. 유럽 최초의 양산차인 ‘타입(Type A)’를 내놓으면서 자동차 대중화 시대를 열었으며 1934년에는 세계 최초 전륜 구동 차로 유압식 브레이크가 장착돼 현대적인 자동차의 기준을 세운 ‘트락숑 아방(Traction Avant)’을 선보였다.

이후에도 세계 최초 4단 변속기 ‘2CV’, 세계 최초 전륜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한 ‘DS19’, ‘스탑앤스타트’ 기술을 가장 먼저 상용화한 ‘C3’ 등을 내놓으며 최초의 역사를 이어갔다.

세계 최초 앞바퀴굴림 차량 트락숑 아방의 탄생 뒤에는 제1차 세계대전이 자리한다. 당시 파리에서 군수품 공장을 경영하던 앙드레 시트로엥은 종전 후 먹고 살길이 막막해지자 자동차 업계로 복귀, 생활도구에 밀접한 자동차 개발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괴짜 비행가이자 자동차 선구자로 알려진 가브리엘 브와쟁 아래에서 일하던 앙드레 르페브르가 이끄는 기술팀을 영입했다. 앞 엔진과 전륜 구동 신봉자였던 르페브르는 ‘망치질을 할 때 손잡이보다 망치 머리가 먼저 움직인다’는 말로 그 이론적 바탕을 설명하며 1934년 트락숑 아방을 탄생시켰다.

전륜 구동 방식을 사용한 시트로엥의 중형급 신차 트락숑 아방은 주행 안정성이 뛰어나고 차체 강성과 내구성도 탁월했다. 게다가 미국 필라델피아 에드워드 G버드사의 프레스·차체 제작 기술로 만든 모노코크 보디를 적용, 프랑스의 진보된 기술력과 미국의 최신 생산 기술을 접목한 최초의 차량이기도 하다.

디자인은 당시 차량에 비해 평범했지만 견고한 일체형 스틸 보디, 전륜 구동과 이를 위해 최적화된 무게 배분은 지금까지도 현대적인 유러피언 중형 세단의 바탕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트로엥은 1950년대 들어 판매량이 급감한 트락숑 아방의 후속 차량으로 DS 개발을 시작, 1955년 파리모터쇼에서 DS를 공개했다. 파리 모터쇼에서 소개된 뒤 15분 만에 734대가 주문되고 첫 날 12,000대가 계약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한 DS는 혁신의 또 다른 아이콘이 됐다.

DS는 불어로 여신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데쓰(Déesse)’에서 이름을 표방했을 정도로 시트로엥에서 프리미엄을 걸고 야심차게 선보인 라인이다. 1955년 출시 당시 큰 반향을 일으킨 DS는 이탈리아 출신 디자이너이자 조각가인 플라미니오 베르토니의 손길을 거쳐 완성됐다.

특히 DS는 자동차의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전후 프랑스 기술주의 정신의 근본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트로엥은 전 세계, 특히 미국 자동차 업계에 프랑스의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착수하고, 가장 아름답고 가장 안락하면서도 가장 진보된 최고의 자동차를 목표로 삼았다. 세계 최초의 전륜 디스크 브레이크, 빗물받이로부터 자연스럽게 연결된 방향지시등, 스티어링과 연동되는 헤드라이트 등 이 모든 것들이 시트로엥 DS에 그대로 녹아 들어갔다. 세계 최초로 자동차 인테리어에 플라스틱을 적용한 차량도, 스프링식 서스펜션에서 탈피해 월등한 승차감과 접지력을 제공한 ‘하이드로뉴메틱 서스펜션’을 기반으로 한 유압식 서스펜션인 ‘하이드로릭 시스템’의 대명사도 바로 DS였다.

시트로엥은 차량뿐 아니라 마케팅에 있어서도 고정관념을 깨는 혁신적이면서도 과감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유명하다. 1925년에서 1934년까지 에펠탑에 자신의 이름을 밝혔으며, 1921년 신차B2의 단단함을 대중에 선보이기 위해 세계 최초로 사하라 사막을 횡단했다. 1925년에는 시트로엥 B12에 코끼리를 올려 시내를 돌아다니며 차량의 우수한 안전성을 여실히 드러내기도 했다. 시트로엥은 이후로도 자동차 역사상 최초의 애프터 서비스 실시, ‘춤추는 로봇’ TV 광고 등으로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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