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건강증진연구소(소장 김창엽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해외논문 ‘학교폭력과 살인, 그리고 소득불평등’을 소개하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연구소는 “연구 결과 소득불평등 수준이 높을수록 학교폭력 경험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특히 소득불평등 수준에 따라 피해 경험율의 격차도 컸고, 국가의 소득격차가 클수록 청소년의 학교폭력 경험율이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학교폭력 피해, 가해, 또 피해와 가해 중복 경험 비율 모두 같은 결과를 보였다.
소득불평등지수(지니계수)가 10% 악화될 경우 학교폭력 피해경험은 2.9%, 가해경험 2.5%, 중복경험 4.0% 각각 상승하는 등 서로 연관이 있었다.
이에 이 연구소는 우리나라가 학교폭력에 대해 보다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고민하고 대책도 강구할 것을 요구했다.
부모가 자녀교육에 더 관여하고 교사가 인성 교육을 더 활성화하고, 폭력적인 인터넷 게임이나 영상물 등을 접하지 않게 한다는 교육부의 학교폭력 근절대책은 미봉책에 그치지 않는다는 주장을 폈다.
이 연구소는 연구 결과에 대한 논평을 통해 “학교폭력의 문제를 학생 개인과 그 주위환경에만 책임을 돌리는 한국 사회에 문제의식을 던진다”며 “정부를 비롯한 한국 사회는 학교폭력을 발생시키는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성찰 없이 강둑을 주먹으로 막는 임시방편적인 대책에 대한 한계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무의미한 정책들의 실험 대상으로 한국의 청소년들을 희생시키지 말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소개한 논문에 대해서는 “1994~2006년 WHO가 4년 단위로 진행한 ‘학령기 아동의 건강행동 연구’ 데이터를 활용, 117개 국가의 소득불평등(지니계수)과 학교폭력 경험율의 관계를 검증했다”며 신빙성 있는 논문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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