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순우 우리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신충식 농협은행장, 조준희 기업은행장, 하영구 씨티은행장, 리차드힐 스탠다드차타드은행장. |
직원들에게는 휴가 사용을 독려하면서도 저성장·저금리 기조로 1·2분기 내내 저점의 실적을 벗어나지 못한 탓에 휴가다운 휴가는 꿈도 꿀 수 없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휴가를 보류했다. 당장 우리금융 민영화와 같은 최대의 현안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이 행장은 오는 27일 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모든 계열사 CEO들을 불러들일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그룹 경영전략회의를 연다. 민영화에 앞서 조직을 슬림화하고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 하는 등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2주짜리 의무 장기휴가인 ‘웰프로’ 제도를 도입, 행원들이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지만 서진원 행장은 이렇다할 휴가계획을 잡지 못했다. 대내외 환경 등을 고려해 본인의 휴가 계획은 보류했다는 것이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8월 초 이틀정도 머리를 식히러 갈 계획이다. 지인들과 강원도 동해안의 산사를 두 군데 정도 돌아보면서 명상할 예정이다. 특히 업무에 치여 챙기지 못했던 건강도 챙기면서 하반기 경영전략을 구상한다는 것.
신충식 농협은행장은 한국표준협회 주관 컨퍼런스에 참석 차 24일부터 26일까지 제주도에 간다. 여기에서 휴가도 함께 보내기로 했다. 독서를 하며 하반기 경영구상에 시간을 투자할 계획이다.
신 행장은 휴가 동안 읽을 책으로 이헌재 전 부총리의 저서 ‘위기를 쏘다’를 골랐다. 1997년 외환위기 속에서 저자의 경험과 해결 방안이 수익악화로 시름중인 금융권에 던져주는 의미가 클 것이란 판단에서다. 신 행장은 이 책을 통해 저성장·저금리 기조 속에서 대응책 및 하반기 경영방침을 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여느 휴가 때처럼 고향인 경북 상주에 내려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다. 아직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8월 1일이 기업은행 창립기념일인만큼, 직원들과 행사를 한뒤 휴가를 갈 것으로 보인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수년째 여름휴가 대신 집짓기 봉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봉사활동은 이달 29일부터 8월 초까지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다. 하 행장은 작년에도 춘천에서 집 2채를 지으며 여름휴가를 보냈었다. 바쁜 일이 있어도 매년 ‘씨티 가족 희망의 집짓기’ 행사에는 꼭 참여한다는 게 씨티은행 측의 설명이다.
리차드 힐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장은 이달 말에 일주일 정도 해외에 나갈 계획이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머리를 식힐 예정이다. 아울러 힐 행장은 휴가기간 동안에도 중소기업 금융과 관련, 영업전략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SC은행은 최근 중소기업 금융에 단순한 여신지원을 벗어나 인사·재무·회계 등 경영솔루션까지 제공한다는 ‘중소기업금융 종합 솔루션’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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