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부총재 지낸 린이푸 "중국, 투자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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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7-1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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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낸 린이푸(林毅夫) 베이징대 교수가 중국경제의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투자주도 경제성장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중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경제석학의 이 의견제시가 투자주도 경제구조에서 소비주도 구조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는 중국 사회에 어떤 파장을 낳을지 주목되고 있다.

린 교수는 13일 제일재경일보에 기고한 글을 통해 "현재 중국경제의 위험요소로 지적되고 있는 금융권 유동성 문제, 빈부격차 심화, 공급과잉, 환경오염, 부패 등을 모두 투자의 잘못으로 돌리는 그릇된 풍조가 사회에 만연해 있다"며 "부작용이 있다고 해서 투자주도 성장방식을 버리고 소비주도 성장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은 '목이 아프다고 해서 식사를 안해버리는 것'과 같다"고 강한 톤으로 세태를 꼬집었다.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4조위안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집행했다. 하지만 2011년 이후 중국경제는 성장속도가 둔화되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지방정부 부채문제, 그림자금융으로 인한 금융불안, 공급과잉으로 인한 제조업 위축, 환경오염, 빈부격차 확대 등의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같은 일련의 문제들은 투자의 부작용으로 치부되며, 시급히 소비위주의 경제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우선 린 교수는 "성장률 둔화는 과거 투자주도 성장방식 때문이 아니다"라며 그 요인으로 두가지를 꼽았다. 첫번째는 미국과 유럽에서의 수요축소. 미국 경제는 호전되고 있기는 하지만 지난해 성장률이 2.2%에 그쳤으며, 올해는 2.0%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과거 경제회복기의 7~8%대 성장률과는 차이가 크다. 선진국 경제의 지속적인 부진은 중국의 수출부진으로 이어졌다. 두번째로는 2008년 이후 투자했던 프로젝트들이 이미 완공했거나 완공을 앞두고 있어서 국내수요가 하락한 요인을 들었다.

그는 이어 소비주도의 성장방식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소비를 늘린다면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겠지만 이는 근본적인 처방이 아니다"고 단언했다. 소비의 증가는 가처분소득의 증가가 전제되어야 한다. 가처분소득 증가 없는 소비의 증가는 부채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신용위기의 단초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린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에서의 경제위기는 소득증가 없는 소비증가가 주요한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인민들의 소득을 증대시키려면 노동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며 "생산성 향상은 기술개발과 산업업그레이드로 가능하며 이를 위해서는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부연했다. 투자를 통해 기술을 개발하고 설비를 업그레이드 시켜 원가를 줄여나가야만, 경쟁력이 높아지고 소득증대를 꾀할 수 있다는 것.

이와 함께 그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스펜서의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2차대전이후 25년간 7%이상의 성장률을 구가한 13개 국가의 공통점 다섯가지 중 한가지가 높은 저축률과 높은 투자율이었다. 또한 그는 "일본의 경우 저축률이 1990년 34%에서 2011년 22%까지 낮아졌고 그만큼 소비가 늘었지만, 당시 일본경제는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라며 "이제와서 아베 정부가 정부투자를 늘리는 것은 소비주도 경제성장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린 교수는 "중국은 안정적이면서도 빠른 성장을 구가해 선진국들과의 격차를 줄여나가야 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다"며 "기술개발, 산업업그레이드, 인프라건설, 환경개선 등에 정교한 투자를 지속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일궈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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