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남북 당국은 4차 실무회담에서도 합의문 도출에 다시 실패하면서 회담이 장기화 국면으로 들어가는 양상이다.
이날 양측은 오전에 전체, 오후 수석대표 회의를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날에는 전체회의 후 바로 한 차례 수석대표회의를 추가로 열며 회담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양측은 서로의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초반부터 진통을 겪었고 합의 없이 다시 이날 회담을 마무리했다.
통일부 당국자에 따르면 "우리측은 개성공단 가동중단 사태의 본질에 대해 쌍방이 인식을 같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재발방지를 실제적으로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상호 신뢰에 입각한 미래지향적인 남북관계 발전과 대화 상대방을 존중하는 자세로 문제를 실질적으로 풀어나가는 대화가 돼야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측은 공단의 재가동과 정상화와 관련되어 쌍방간 입장 차이가 있다고 하면서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결국 또 다시 남북의 입장차만 재확인한 것이다.
이에 앞서 양측 수석대표는 회담 시작 전 모두 발언에서 날씨에 빗대어 회담에 임하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이렇게 비가 오다가 그쳤을 때 그동안 고쳐야 할 게 있었다면 고치고 부족한 게 있다면 잘 보강을 해야 한다"며 "비바람이 치고 폭우가 와도 끄떡없이 흔들리지 않는 집을 지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북측 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총국 부총국장은 이에 "안개까지 걷히면 먼 산의 정점이 보일 것 같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날 회담도 남북 간 의견차로 공회전 되면서 '폭우에 끄덕없이 흔들리지 않는 집을 짓고, 안개가 걷혀 먼 산의 정점'볼 수 있을 지 여부는 더욱 불투명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편 이날 회담과 별도로 계속 이어지고 있는 물자반출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날 방북한 개성공단 기업 관계자는 227명, 당국 및 유관기관 관계자는 74명으로 총 301명이 개성공단에 들어가 물자반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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