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 앤드루스GC 올드코스 17번홀 그린 주변. 가운데 움푹 파인 곳이 악명높은 '로드 벙커'이고 그 앞쪽이 그린이다.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박인비(25·KB금융그룹)가 한 시즌 메이저대회 4연속 우승을 노리는 브리티시여자오픈이 1일 오후 2시30분(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GC 올드코스에서 시작된다.
이 코스는 골프의 발상지로, 골퍼라면 누구나 한번 가서 플레이해보고 싶어하는 곳이다. 또 수많은 골프 역사와 ‘골프 전설’들의 스토리를 간직하고 있다. 세인트 앤드루스GC를 알면 브리티시여자오픈과 박인비를 더 잘 볼 수 있다.
◆R&A와 세인트 앤드루스 관계는=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미국골프협회와 더불어 세계 골프를 관장한다. 북미와 멕시코를 제외한 전세계 지역에서는 R&A의 지침을 따른다. 원래 22홀이던 한 코스의 홀수를 18홀로 줄인 것도 R&A다. R&A는 회원들의 단체이나 여성은 한 명도 없다. 남자골프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을 주관한다. 세인트 앤드루스GC 옆에 회관이 있으나 세인트 앤드루스GC의 소유권과 무관하다. 세인트 앤드루스GC는 시영 퍼블릭코스다. 누구나 기준만 갖추면 라운드할 수 있는 곳이다.
◆더블 그린=두 홀이 한 그린을 공유하는 것을 뜻한다. 렉스필드CC 레이크 1번홀과 마운틴 1번홀 그린을 생각하면 된다. 세인트 앤드루스GC에는 모두 7개의 더블그린이 있다. 한 홀에 한 그린이 있는 싱글 그린은 1, 9, 17, 18번홀 네 곳뿐이다. 더블 그린은 싱글 그린에 비해 넓다. 따라서 볼을 그린에 올려도 홀까지 거리가 먼 일이 자주 발생한다. ‘래그 퍼트’를 잘 하는 선수가 유리하다.
◆지옥의 벙커= 14번홀(파5) 그린앞 100야드 지점에 횡으로 자리잡고 있는 벙커다. 턱도 높다. 두 번째 샷이 관건이다. 볼이 이 벙커에 들어가면 파나 버디가 보장되지 않는다. 넘길 자신이 없으면 좌우로 우회하는 편이 낫다.
◆로드 홀 & 로드 벙커= 벙커·담장 등 장애물이 많고 홀 오른쪽으로 길이 나있는 17번홀(파4)을 지칭한다. 예전엔 파5로 셋업될만큼 길기도 하다. 그린 앞에 파인 로드 벙커에는 많은 선수들의 눈물이 스며있다. 일본의 토미 나카지마는 1978년 브리티시오픈 때 선두권을 달리던 중 이 벙커에 볼을 빠뜨렸다. 그러나 벙커에서 나오는데 4타를 소요하며 5오버파 9타를 치고 말았다. 벙커샷을 잘 하는 최경주도 2005년 브리티시오픈 4라운드 때 이 홀에서 벙커에 빠져 9타를 기록했다.
◆스윌컨 브리지= 18번홀(파4) 티잉 그라운드앞의 개울에 놓인 석조 다리다. 마지막홀 티샷을 마친 선수들은 이 다리를 건너면서 우승을 꿈꾸거나 안도의 한숨을 내쉬곤 한다. 브리티시오픈에서 세 차례 우승한 잭 니클로스(미국)는 65세 때인 2005년 이 대회에 마지막으로 출전했다. 당시 그가 이 다리에서 손을 흔들며 작별을 고하는 장면은 골퍼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브리티시오픈 5승 경력의 톰 왓슨(미국)도 2010년 대회 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며 이 다리에 입맞춤을 했다.
◆죄악의 계곡= 마지막 18번홀은 평범한 듯하나 그린 정면에 있는 몇몇 구덩이들은 선수들에게 위압감을 준다. 이 구덩이를 ‘죄악의 계곡’(Valley of Sin)이라고 부른다. 마지막 홀이라고 하여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그만한 대가를 치르게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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