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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3라운드 때의 세인트 앤드루스GC 올드코스. 각 국기가 수평으로 날릴만큼 강풍이 불어제치고 있다.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여자골프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합계 10언더파 132타(67·67)로 단독 선두에 오른 최나연(26· SK텔레콤)은 이 대회에 색다른 전략으로 임했다. 발상을 바꾸고 약간의 모험도 했다.
최나연은 대회를 나흘 앞둔 지난달 28일(일요일)에 비가 내려 연습라운드를 할 수 없게 되자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GC를 ‘견학’하기로 했다. 그것도 18번홀 그린으로부터 18번홀 티잉 그라운드, 17번홀 그린에서 티잉 그라운드, 16∼2번홀 그린과 티잉그라운드, 그러고 마지막으로 1번홀 그린으로부터 시작해 1번홀 티잉그라운드에서 끝나는 투어였다.
여기에는 새 캐디와 그의 소개로 만난 세인트 앤드루스GC의 로컬 캐디가 동행했다. 최나연은 이에 대해 “오래전부터 이곳에서 라운드한 많은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코스를 점검해왔다는 말을 듣고 나도 그렇게 했다. 거꾸로 답사해보니 각 홀의 윤곽이 더 잘 보였다.”고 말했다.
최나연은 이 대회에 임시 캐디를 쓰고 있다. 그의 코치 로빈 사임스(아일랜드)의 소개에 따른 것이다. 사임스는 최나연이 고등학생이던 7년전 한국에서 처음 만난 코치로 지금도 서울 근교에서 아카데미를 운영중이다. 이 대회에 최나연과 동행했다.
새 캐디는 사임스의 친구로 프로골퍼다. 역시 아일랜드 출신이어서 링크스코스의 특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최나연은 바람이 시속 35마일(56㎞)까지 불어제친 2라운드 때 낮 12시32분에 티오프했는데도 불구하고 5언더파를 몰아쳤다. 큰 대회에서 임시 캐디를 쓴다는 것은 선수들에게 모험이지만 현재까지는 새 캐디를 고용한 전략이 주효하고 있는 것이다.
최나연은 “바람이 불 때는 의외의 바운스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그건 어쩔 수 없다. 나는 오직 긍정적인 마음가짐아래 한샷한샷에 집중할 뿐이다.”고 덧붙였다.
최나연은 또 사임스 코치의 주문으로 연습 때 눈을 감고 퍼트를 했다. 이는 헤드업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지만, 퍼팅 리듬과 템포· 감각을 익힐 수 있는 방법으로 권장된다. 또 눈을 감고 볼이 홀로 들어가는 이미지를 그림으로써 긍정적인 마인드도 높여준다. 최나연은 그러나 2라운드 후 인터뷰에서 “연습할 때에만 눈을 감았지, 라운드 때에는 눈을 뜨고 퍼트했다”고 설명했다.
거꾸로 코스를 답사하고 눈을 감고 퍼트하는 역발상, 메이저대회 하나를 위해 캐디를 교체하는 모험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최나연은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 메이저대회 첫 승을 올렸다.
한편 3일(현지시간) 열릴 예정이던 대회 3라운드는 도중에 시속 60㎞를 넘는 강풍이 불어 중단됐다. 3라운드 잔여경기와 4라운드는 4일 속개된다.
커트를 통과한 69명가운데 9명만 3라운드를 마쳤다. 상위권 18명은 첫 샷조차 날리지 못했다. 이에따라 순위는 2라운드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박인비는 4번홀까지 버디 1개를 잡고 1타를 줄인채 중단됐다. 속개된 3라운드에서 박인비는 2오버파를 쳤다. 그는 합계 이븐파 216타로 오후 7시현재 20위권이다. 선두권과는 여전히 8타차다.
최나연과 2위 사이키 미키(9언더파·일본), 3위 모건 프레셀(8언더파·미국) 등 상위권 18명은 4일 하루 36홀 플레이를 해야 하고, 진행이 여의치 않을 경우 월요일인 5일 우승자가 가려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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