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ㆍKBㆍ유화증권 예탁금예치율 미공시… “내 돈 안전할까”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신영증권ㆍKB투자증권ㆍ유화증권이 고객예탁금 예치비율을 공시하지 않고 있어 투자자 보호에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자는 예치비율 공시 외에 증권사에 맡긴 돈이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예탁금 예치비율은 증권사 지급불능 사태에 대비해 예탁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얼마나 맡겼는지 나타내는 비율이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3회계연도 1분기(4~6월)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26개 증권사 가운데 신영증권, KB투자증권, 유화증권을 제외한 모든 증권사가 예탁금 예치액 및 예치비율을 함께 공시했다.

증권사는 날마다 결산 종료 후 증권금융에 예탁금을 예치하고 결과를 금감원에 보고한다. 파생상품거래 예탁금은 거래 특성을 고려해 익일 예치하는 경우도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예탁금 예치비율을 100% 이상으로 정하고 있다. 30~40%에 머물런 예치비율은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높아졌다. 예치비율이 100% 미만으로 내려간 증권사는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제재를 받는다. 이를 통해 투자자가 맡긴 돈이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알리는 것이다.

이처럼 기본적인 투자자 보호 수단인 예치비율 공시에 대해 금감원은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가 고객예탁금 예치비율을 의무적으로 공시해야하는지 관련 규정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예치비율은 증권사 정기검사 등을 통해서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예탁금 예치비율을 미공시한 3개 증권사 가운데 유화증권과 신영증권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예치비율 공시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유화증권 관계자는 “다른 증권사들이 고객예탁금 예치비율을 공시하고 있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예치비율을 공시하는 부분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예치비율을 공시하는 방안을 관련 부서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증권사는 고객예탁금을 투명하게 관리해야한다는 지적을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 받고 있다.

지난 2011년 11월 금융소비자연맹은 증권사가 고객예탁금을 증권금융에 예치해서 받은 이자를 고객에게 돌려주지 않고 70% 가량 증권사 수익으로 챙겼다고 주장했다.

또 작년 2월 감사원은 국내 48개 증권사가 지난 2009~2010년 증권금융에서 받은 8371억원 고객예탁금 운용수익 중 5469억원을 고객에게 돌려주지 않았다는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고객예탁금 이용료율을 운용수익을 감안해 합리적으로 산정해야한다는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을 마련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