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강경파 중심으로 ‘빈 손 회군’에 대한 반발이 거센데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담도 답보 상태에 머물면서다.
이에 따라 당장 국회 일정은 물론, 내년도 예산안과 세제개편안, 전·월세 관련 법안 등 민생법안 처리가 줄줄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인사말을 통해 “원내외 병행투쟁이 천막투쟁을 접는다거나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면서 “시간투자가 양분되는 만큼 천막에서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보고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대표는 호랑이의 눈으로 보고 소처럼 간다는 뜻의 ‘호시우행’을 언급, “단기간 승부에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서울광장에 천막을 칠 때 저는 미리 장기전을 각오했다. 여기서 결코 멈출 수 없다”고 강한 투쟁 의지를 보였다.
새누리당이 단독으로 8월 결산국회를 소집한 가운데, 청와대와 여권의 스케줄대로 호락호락 따라가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기본적으론 원내외 병행투쟁을 지속하다는 입장이지만, 강경론도 만만치 않아 대여 압박의 수위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비공개 의총에서도 원내지도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현재 시청광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장외투쟁에 대한 동력도 극대화 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상당수 제기됐다.
민주당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비공개 브리핑을 통해 “지금처럼 국회에서 그리고 시청에서 더 강력한 투쟁을 해나갈 것”이라며 “장외투쟁의 동력을 떨어뜨리지 않을 수 있는 방안을 지도부가 강구할 수 있도록 의총에서 위임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이 같은 방침은 당내 강경파의 불만을 잠재우면서 청와대를 협상 테이블로 나서게 하기위한 방안으로 해석된다.
조급한 쪽은 정기국회에서 각종 법안 처리를 앞둔 청와대와 집권 여당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민주당 역시 ‘제1야당이 민생을 볼모로 거리투쟁에만 집중한다’는 비판 여론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트위터에 “국회는 야당의 가장 강력한 투쟁 장소”라며 “국회를 버려선 안 된다”고 주장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더군다나 진보정당과 공조 양상으로 비치는 것도 민주당으로서는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보수진영으로부터 ‘종북 역공’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박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간 회동이 정국 경색을 해소할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회동 형식을 놓고 간극이 여전히 큰 상황이다.
민주당은 박 대통령과 야당 대표와의 단독 회담 또는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3자 회담을, 청와대는 여야 원내대표도 참석하는 5자 회담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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