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세리온은 휴대용 무선 초음파진단기기를 올해말부터 양산해 해외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오른쪽 맨 앞 앉은이가 류정원 대표.(사진=박현준 기자) |
아주경제 박현준 기자=“급한 상황에서 휴대용 무선 초음파진단기기가 있다면 신속하게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죠. 모든 의사에게 한 대씩 쥐어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의학과 정보기술(IT)을 모두 습득한 독특한 이력으로 창업에 뛰어든 류정원(39) 힐세리온 대표가 지난 24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밝힌 각오다.
초음파진단기기는 제2의 청진기로 불린다. 건강검진을 하거나 응급실에서 환자의 상태를 판단할 때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워낙 고가인데다 크기도 커서 위급한 상황에 사용하려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이러한 불편함을 해결하고 치료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작고 가벼운 휴대용 무선 초음파진단기기 제작에 나선 의사가 바로 류 대표이다.
힐세리온이 개발 중인 휴대용 무선 초음파진단기기는 기존의 큰 유선 기기를 통해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에서 벗어나 무선기기에서 쏘는 환자의 상태 영상을 PC나 스마트폰·태블릿을 통해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기기는 의사의 가운 주머니에 들어가는 작은 크기에 진료용으로 손색이 없는 수준의 해상도를 제공하며 가격은 기존 제품의 10%에 불과하다.
힐세리온은 현재 시제품 개발을 완료됐으며 올해 말 양산할 계획이다.
류 대표는 학부에서는 물리학과 전자공학을 전공했으며 이후 IT 기업을 창업해 생체 신호 처리 분야를 주로 다뤘다.
생체의 신호를 받아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를 제작하던 그는 신호를 보내는 신체에 대해 궁금해졌다.
생체 신호를 이용한 기기를 만들다가 가장 원초적인 소스를 파악할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그는 2005년 대학원에 진학해 의학을 공부했고 2009년에 졸업했다.
의사 생활을 하면서도 의료용 애플리케이션(앱)에 관심이 많던 그는 앱 개발을 계속했다.
IT와 의학 지식을 모두 갖춘 그는 휴대용 무선 초음파진단기기를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2월 힐세리온을 설립했다.
그는 전자공학과 모바일 앱, 의료분야를 모두 융합한다면 무선 초음파 진단기기를 충분히 제작할 수 있겠다고 확신했다.
류 대표는 완성 제품이 나오면 해외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급속하게 인구가 증가하는 중동이나 인도, 중국 등을 우선 타깃으로 삼고 아프리카 지역 등 의료 환경이 낙후된 지역은 국경없는 의사회 등과 손잡고 기기를 기부할 계획이다.
기업으로서 수익도 중요하지만 더 많은 환자를 살리는데 일조하는 것이 더 중요한 가치기에 공익성을 강조한 것이다.
힐세리온은 이러한 기술력과 공익성을 창업대회에서도 인정받았다.
지난해 4월~10월까지지 1500여개 업체가 참가한 실전창업V리그(중소기업청 주최)에서 대상을 받았으며 11월에 열린 왕중왕전에서도 왕중왕에 등극했다.
직원들의 창조력을 중시하는 류 대표는 직원 만족을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
전 직원을 주주로 만드는 종업원 지주제도를 시행하는가 하면 운동이나 대학원 진학시 50%의 비용을 회사가 책임진다.
최근 불고 있는 창업 열풍에 대해 그는 “미국은 구글같은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인수해서 기술력은 유지하되 마케팅 경로를 전 세계로 확대하는 사례가 많다”며 “우리도 인수합병 시장이 더 활성화돼 스타트업의 엑시트(상장, 매각 등 투자회수) 수단이 활발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