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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서 휴대전화가 잘 안 터지는 것이다. 베란다 근처만 벗어나면 휴대전화 송수신이 안돼 큰 불편을 겪은 강씨는 이동통신 고객센터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방마다 댁내용 유선 중계기를 추가로 설치하는 수밖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강원도 산간오지도 아니고 이럴 수가 있느냐고 불만을 토로하자 "기지국 설치가 취약한 지역이 있으니 이해해 달라"고 했다.
통신사를 바꿀까도 고려했지만 이통3사 모두 이 지역에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특히 통신사마다 각각의 중계기가 필요하다. 방 3개와 거실이 있는 32평 아파트에서 식구들이 제각각 다른 통신사(이통3사)를 이용한다고 가정하면 한 가구에 12개의 중계기를 달아야 하는 셈이다.
중계기는 베란다에 팸토셀(초소형 이동통신 기지국)을 달고 이에 유선으로 연결해 각 방에 단말기를 각각 달게 되는 방식이다. 유선방식이다 보니 실내가 너저분할 수밖에 없고 단말기도 부피가 작지 않아 외관상 보기에도 좋지 않다.
강씨가 인상을 찌푸리자 기사는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내놓은 휴대전화 전자파 가이드라인에 따라 가급적 거실에만 중계기를 달고 있다"며 건강을 위해 불편을 감수할 것을 권유했다.
또한 "수도권 아파트라도 시공업체의 설계상 휴대전화가 안 터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현재로선 민원을 통해 개인적으로 해결하는 수밖에 방도가 없다"고 전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의 휴대전화가 모두 터지지 않는 '음영지역'이 여전히 해결되고 있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이통3사는 4세대 이통서비스인 LTE와 LTE-A 서비스를 독도와 을릉도, 한라산 백록담까지 잇달아 선보이며 치열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지만 분당·일산·동탄·송도 등 수도권 신도시에서는 '먹통 휴대폰'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이통사들은 신도시에 주상복합 등 편의·문화시설이 늘어나면서 기지국 간 간섭이 생길 수 있으며, 최근 설계된 아파트 일부 지역에 전파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미래부의 중계기 설치 및 전자파 가이드라인에 따라 마구잡이식 공사가 용이하지 않아 개인적인 민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설명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택지마다 기지국 배치의 최적화인 셀플래닝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모든 여건을 충족시킬 수 없는 것이 기술적 한계"라며 "음영지역은 댁내용 중계기를 따로 설치해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중계기를 방마다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기고 전자파의 유해성 논란이 생길 수 있어 주무부처의 권고사항을 빗대어 애매모호한 제스처를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미래부 통신정책국 관계자는 "이와 관련, 어떠한 전자파 가이드라인도 통신사에 제시한 일이 없다"며 "음영지역의 해소는 사업자가 고객 편익 제고 차원에서 해결할 부분으로 미래부가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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