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부터) 김병철 고려대 총장, 우형규 씨, 우종천 서울대 물리학부 명예교수[사진제공=고려대안암병원] |
최 명예교수는 최초 여성의과대학이며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전신이기도 한 경성여자의학전문학교를 1회 졸업생이다.
그는 굴곡진 한국 근현대사에서 냉대 받던 서양의술의 첫 세대 여성 의사로서 어려움을 극복해 가면서, 당당한 여성전문인이자 자상한 어머니로서의 삶을 살아왔다.
또 후학양성 뿐만 아니라 고려대의대 초대 및 6대 교우회장을 맡아 교우회가 정식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었고 여성의 사회 참여, 전문직 진출에 많은 노력을 했다.
여성의 의학 교육기회 확대에도 정성을 쏟았다.
이번 기부는 모교의 발전을 위해 기여하려고 최 명예교수가 평소에 꾸준히 저축한 것으로 남편인 우형규 씨와 아들인 우종천(서울대 물리학부 명예교수)씨를 통해 염원을 전달하면서 이뤄졌다.
올해 95세인 최 명예교수는 노환으로 현재 몸이 매우 불편한 상태지만 후학을 위한 열정은 뜨거웠다.
기부식에 앞서 이달 6일에는 가족들과 함께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에서 뜻 깊은 ‘최덕경 강의실’ 현판식 행사를 마쳤다.
최 명예교수는 강의실까지 침대로 이동해 직접 제막 했으며 식이 진행되는 동안 참석자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김병철 고려대학교 총장은 “한 평생 교육자이자 의학자로 살아오신 최덕경 명예교수님이 기탁한 기부금의 참 뜻을 살려 후학양성과 의료발전을 위해 소중하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김린 고려대의대 의무부총장은 “일제 강점기부터 민주화시기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뼈아픈 한국 근현대사를 모두 겪으신 최 교수님의 삶 그 자체로도 어려우셨을 텐데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후학들을 위한 마음이 지속되실 줄 몰랐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우종천 씨는 “항상 아끼시는 모교와 후학에 대한 어머님의 사랑을 전달하게 되어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며 “어머님께서는 병원에 오실 때마다 학교에 도움을 주고 싶어 하셨는데 이제야 그 염원을 이루게 해드려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최 명예교수는 고려대의대를 졸업하고 개업 후, 다시 공부를 시작해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후 고려대의대 생리학교실 교수(현 명예교수)로 봉직했다. 또 고려대의대 초대 및 6대 교우회장과 한국여자의사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의료인재 양성과 국내 의학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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