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카싱 청쿵실업 회장 [사진=신화사] |
중국 21스지왕(21世紀網) 2일 보도에 따르면 리카싱 청쿵실업 회장이 지난 7월 홍콩계 슈퍼마켓 체인인 바이자(百佳) 매각 의사를 선포한 데 이어 8월에만 상하이(相海) 루자쭈이(毓家嘴) 오리엔탈파이낸셜센터(OFC), 광저우(廣州) 시청(西城)두후이(都薈)광장과 주차장을 매각하고 창위안(長園)그룹 지분 줄이는 등 잇따라 중국 대륙과 홍콩 각지의 자산을 매각했다. 올해 들어 리카싱이 매각할 혹은 이미 매각한 자산은 모두 390억 홍콩달러(약 5조5095억원) 어치다.
반면 리카싱 회장의 해외 투자는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올해에만 총 세 차례 해외자산을 매입하며 공격적인 투자행보를 펼쳤다. 1월 뉴질랜드의 엔비로웨이스트 폐기물처리업체를 인수한 데 이어 6월에도 네덜란드 폐기물처리기업인 RAV워터트리트먼트를 매입했다. 6월엔 스페인 텔레포니카의 O2 아일랜드도 사들였다. 올해 사들인 유럽 자산의 총액은 모두 239억7000만 홍콩달러에 달한다.
근래 들어 리카싱 회장은 영국 주요 가스업체인 노던가스네트워크와 웨일스앤웨스트유틸리티, 그리고 수자원관리업체인 노섬브라이언워터, 맨체스터 공항공사 인수까지 잇따라 영국 인프라사업을 매입하면서 일부 매체에서는 리카싱 회장이 ‘영국 정복’을 시작했다는 기사가 흘러나왔을 정도로 무서운 속도로 유럽 자산을 매입했다.
이에 따라 리카싱이 운영하는 허치슨왐포아 사업에서 유럽 비중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허치슨왐포아 그룹내 유럽사업의 비중은 지난 2010년 19%에서 34%까지 상승한 반면 홍콩 사업 비중은 같은 기간 25%에서 16%까지 떨어졌다.
리카싱이 이처럼 중화권 투자에서 유럽 투자로 눈을 돌리는 것은 금융위기 발발 이후 유럽의 알짜 기업이 헐값에 시장에 나오고 있는 반면 중국 대륙이나 홍콩 등지 부동산 자산가치가 높이 뛴 데다가 정부의 집값 억제책으로 부동산 투자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또 최근 리카싱이 인수한 홍콩 2개 컨테이너 화물 부두에서 40여일간 파업으로 막대한 손해를 입는 등 기업 환경이 악화되고 리카싱 회장의 홍콩 경제 장악에 대한 홍콩내 불만 여론도 높아지고 있는 것도 리 회장의 해외 투자를 가속화시켰다는 분석이다.
리 회장은 부동산투자회사인 청쿵실업과 허치슨왐포아 등을 운영하고 있는 홍콩 최대 갑부로 미국 포브스지에 따르면 지난해 리 회장의 자산은 300억 달러(약 3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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