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쑹잉 전 선전특구보 사장 겸 총편집 |
덩샤오핑의 남순강화는 그해 1월에서 2월 중반까지 철저히 비공개로 이뤄졌다. 남방시찰 후 덩샤오핑의 발언을 정리하고 미래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기자조차 동행하지 않은 가운데 덩샤오핑은 선전의 지역지인 선전특구보와 선전TV를 동행시켰다. 1개월의 시차를 두고 선전특구보는 덩샤오핑의 남순강화를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이는 중국 사회는 물론 전 세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당시는 공산당 내부에 개혁개방을 둔 노선투쟁이 한창이었다. 톈안먼 사태와 이로 인한 서구자본의 철수, 그리고 개혁에 대한 피로감으로 인해 개혁개방 회귀 여론이 일어난 것. 하지만 '작은 거인' 덩샤오핑이 88세의 노구를 이끌고 나선 남순강화로 중국의 개혁개방은 다시 한 번 탄력을 받게 된다. 선전특구보의 보도 이후 인민일보·신화사를 비롯한 중국의 전 매체, 그리고 외신들이 앞다퉈 남순강화를 대서특필하면서 중국 내 여론은 개혁개방의 도도한 물결로 혼연일체됐다.
덩샤오핑의 남순강화 전 과정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봤던 인물, 이를 충실히 기록해 최초 보도를 가능케 했던 인물이 3일 한국을 방문한다. 선전특구보 사장 겸 총편집장을 역임했던 우쑹잉(吳松營·71) 선전특구보 고문이 3일 열리는 제46회 세계중문신문협회 서울 총회에 참석한다.
우 고문은 과거 1992년 덩샤오핑의 남순강화 당시 선전시 선전부 부부장이었다. 덩샤오핑의 선전 방문 기간이었던 1월 22일부터 26일까지 닷새 동안 덩의 모든 일정을 수행하며 말 한마디 한마디 모두 녹음했을 정도로 빠짐없이 기록했다. 선전특구보의 보도 역시 그의 기록과 기억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쑹잉 저서 '덩샤오핑 남순강화의 진실한 기록' |
이 책에는 지난 20년간 세간에 공개되지 않았던 덩샤오핑의 남순강화 뒷이야기, 선전시 주민들의 덩샤오핑을 향한 뜨거운 환영, 덩샤오핑 남순강화의 모든 순간을 낱낱이 기록한 과정, 덩샤오핑 남순강화가 즉각 보도되지 않은 사연, 남순강화 기사가 공개 보도되기까지의 우여곡절, 남순강화 기사에 숨겨진 오탈자 등 각종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현장 사진과 곁들여 소개했다. 또한 우 고문은 '덩샤오핑이 위엄 있으면서도 천진난만한 인물'이라는 등 덩샤오핑 인물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도 곁들였다.
이번 방한에서 우 고문은 제46회 세계중문신문협회 서울 총회에 참석해 중국의 경제발전이 중국어 신문에 미치는 영향 등 중국 원로인으로서 중국어 신문의 발전을 위한 조언과 함께 중국 개혁개방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중국 시진핑 새 지도부가 1978년부터 30여년간 실시한 개혁개방 정책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 고문의 '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우쑹잉
△1943년 광둥성 산터우 출신 △광둥 잔장(湛江)해양대 졸업 △선전시 당 선전부 부부장 △선전특구보 사장 겸 총편집 △홍콩상보 사장 △선전시기자협회 주석 등 역임 △현재 세계중문신문협회 집행위원, 베이징대·칭화대 등 10여개 대학에서 강연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