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선수가 퍼터가 손상된 바람에 아이언으로 퍼트하고 있다. 규칙상 상관없는 일이다.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그린에서 웨지를 써도 괜찮을까? 골프규칙상 상관없다.
제프 오길비(호주)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 마틴의 코르드발CC(파71)에서 열린 2013-2014미국PGA투어 개막전 프라이스닷컴오픈 2라운드 5번홀에서 더블보기를 하자 퍼터를 구부려버렸다. 인코스에 출발했으므로 그에게는 6∼9번홀 네 홀이 남아있었다.
오길비는 어쩔 수 없이 웨지로 나머지 네 홀에서 퍼트를 했다. 6번홀에서는 1.5m거리의 버디퍼트를 웨지로 성공했다. 7번홀에서는 1.5m, 9번홀에서는 1.8m짜리 파퍼트를 웨지로 넣었다. 웨지로 퍼트한 네 홀에서 1언더파 스코어를 냈으니 프로골퍼답다.
오길비는 2라운드합계 이븐파 142타로 간신히 커트를 통과했으나 3라운드 후 ‘2차 커트’(MDF)에 걸려 4라운드 진출에는 실패했다.
경기 여주의 해슬리 나인브릿지GC에서 열린 CJ 인비테이셔널에서는 그린에서 웨지로 칩샷을 하는 장면이 나왔다. 대회 2라운드 때인 지난 11일 5번홀(파3)에서 키라데크 아피반랏(태국)의 티샷이 그린에 오르긴 했으나 앞부분에 멈췄다. 홀은 그린 뒤편에 꽂혔고 퍼트선상에는 프린지가 튀어나와 있었다. 퍼터로 볼을 굴리기에게는 프린지가 방해가 되는 상황이었다. 키라데크는 웨지를 꺼내들어 칩샷을 했고 보기로 홀아웃했다.
◆베테랑 골퍼 제프 슬루먼(56·미국)이 미국PGA 챔피언스투어에서 규정된 볼을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스스로 실격을 감수했다.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주 캐리의 프레스턴우드CC(파72)에서 열린 투어 SAS챔피언십에 출전한 슬루먼은 11일 1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선두와 2타차로 괜찮은 출발이었다. 그러나 그는 2라운드 직전 경기위원을 만나 “어제 두 가지 모델의 볼을 사용했다”고 실토했다. 챔피언스투어를 비롯한 대부분 프로골프투어에서는 ‘한 가지 볼을 사용하는 조건’을 부칙에 명시한다. 플레이어는 경기에서 동일한 상표와 모델의 볼을 써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테면 한 라운드에 ‘프로 V1’ 볼을 썼다가 ‘캘러웨이’ 볼을 쓸 수 없다는 말이다. 또 한 라운드에 3피스볼과 2피스볼을 혼용해 쓸 수 없다. 위반시 홀당 2벌타, 1라운드에 최고 4벌타를 받아야 한다.
슬루먼은 4벌타를 가산하지 않은 스코어카드를 냈기 때문에 ‘스코어 오기’로 실격당했다. 슬루먼은 2004년 6월 미PGA투어 뷰익클래식 3라운드에서도 비공인구를 사용해 실격당한 적이 있다.
◆페어웨이가 눅눅하거나 페어웨이에 벤트그래스를 심은 곳에서 플레이할 경우 자신의 볼자국을 수리하고 떠나는 것이 도리일 듯하다.
국내 골프장 가운데 페어웨이에 벤트그래스를 심은 곳은 제주 나인브릿지, 해슬리 나인브릿지, 잭 니클라우스, 스카이72 하늘코스 등이 있다. 벤트그래스는 같은 양잔디라도 연하고 더위에 더 약한 편이다. 그래서 드라이버샷이나 어프로치샷이 낙하할 때 볼자국이 크게 파인다. 골퍼들은 디보트자국은 보수하면서도 자신이 낸 볼 자국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뒤따라오는 골퍼가 친 볼이 자신이 내고간 볼자국에 들어갈 경우 규칙상 구제받지 못한다.
지난달 잭 니클라우스GC에서 열린 신한동해오픈 때 김민휘가, 12일 CJ 인비테이셔널 3라운드에서는 최경주가 그런 경우를 당했다. 최경주가 16번홀(파4)에서 친 볼이 앞 선수가 남긴 볼자국에 반쯤 파묻혔다. 최경주는 “구제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경기위원에게 알릴 필요성이 있어 위원을 불렀다”며 “이런 것은 불공평하기 때문에 다음에 규칙을 개정할 때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주는 그 홀에서 파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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