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업계에 따르면 탈세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효성그룹은 조석래 회장을 비롯해 조현준 사장 등 오너일가뿐만 아니라 이상운 부회장 등 이번 혐의에 연루된 몇몇 임원들도 출국금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경영진이 이처럼 국내에 발목이 묶이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부분은 아무래도 해외사업이다. 특히 효성은 상반기 매출에서 수출이 74.45%를 차지할 정도로 해외사업이 막대한 비중을 차지해 그룹 전반의 위기확산에 대한 안팎의 우려가 적지 않다.
지난 2분기 깜짝 호실적도 해외 매출 확대에 힘입은 것이라 회복세가 꺾일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실적 개선의 주역인 스판덱스나 타이어보강재 등은 모두 해외 고객사의 비중이 높아 이를 관리하기 위한 경영진의 지원이 필요하다.
국내 여느 재벌기업처럼 효성 역시 오너일가가 글로벌 사업에서 활약해왔다. 일례로 노틸러스효성의 경우 올해 미국과 중국 등 해외 각지에서 수주 성과를 올린 데 조현준 사장이 글로벌 인적네트워크를 활용하고 고객사와의 협상 테이블을 주선한 게 주효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장 효성은 이탈리아 타이어제조업체 인수 등 다양한 투자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대규모 신규 투자나 M&A 부분에서 현장 실무를 챙기고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할 경영진의 공백이 아쉽게 됐다.
또 그룹의 야심찬 미래사업인 탄소섬유도 지난 5월부터 생산을 시작해 고객사의 확보가 중요한 시점이지만 이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조현상 부사장은 운신에 제약을 받게 됐다. 더욱이 효성은 최근 탄소섬유 품질을 일본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미국 등 해외 판매에 대비한 추가 증설을 계획하던 차였다.
효성은 또 베트남에서 타이어보강재와 스판덱스, 독일과 미국에선 에어백 공장 증설을 진행하는 등 활발한 신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이 부분 역시 신공장 가동에 따른 신규 고객 확보와 마케팅 전략 수정 등 여러 부분에서 경영진의 도움과 판단이 요구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의 해외 수주는 주로 오너가 성사시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 해외 사업은 최고경영자나 오너가 직접 챙기면 상대 고객사에 높은 신뢰감을 심어 줄 수 있다”며 “효성의 해외사업 비중이 70~80%에 달하는 만큼 주요 경영진 출금 사태에 따른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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