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민주당 전정희 의원이 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로이드사가 지난 2005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수행한 기기검증(EQ) 실적 26건 모두 국내 업체로부터 수주한 선박용 기기의 형식승인 시험에 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자력과 무관한 선박용 기기검증 경험을 EQ 실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내진검증과 내환경검증으로 이뤄지는 EQ는 원전 안전성과 직결되는 기기에 대해 자연재해나 사고 시에도 원전설비의 성능과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 되었는지를 따져보는 과정이다.
전 의원은 선박용 기기의 경우 지진에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테스트하는 내진검증은 하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내환경검증의 일환으로 극한 환경에서 기기 성능을 확인하는 LOCA(Loss of Coolant Accident)시험도 요구되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전 의원은 “아무리 단순한 재검증 업무라도 원전과 원자력기기에 관한높은 수준의 기술역량과 오랜 경험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 아니냐”며 “내진검증과 LOCA시험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업체가 어떻게 국내 모든 원전에 대한 품질 서류를 재검증하겠다는 것인 지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로이드사가 제출한 10건의 일반규격품 품질검증서(CGID) 실적에서도 대부분 선박에 들어가는 제품 검증이 이뤄져 원자력기기의 기능과 무관한 일반적 특성을 확인한 시험인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로이드사에서 꾸릴 ‘제3기관 전담팀’ 34명 중 해외인력은 5명뿐이며, 나머지 29명을 모두 국내인력으로 충원할 계획에 대해서도 전 의원은 실효성 의문을 제기했다.
전 의원은 “우리나라에 그들의 인력과 경험, 기술이 투입되지 않는다면 간판만 영국 로이드일 뿐”이라며 "반쪽짜리 해외기관에 용역을 맡겨 재검증은커녕 국내 원전기술력에 대한 유출 위험성만 높인 꼴"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최근 한수원이 실시한 ‘원전 품질서류 제3기관 재검증 용역’의 국제 공개경쟁 입찰 결과, 국내 전문가 10인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의 기술성 및 가격평가에서 최고 점수를 획득한 로이드사가 최종 낙점된 바 있다.
낙찰금액은 총 1061만4000달러(한화 113억7820만원)로, 이달 중순부터 2015년 10월까지 향후 2년간 국내 원전 품질서류의 위조여부를 확인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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