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구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한족(漢族)의 소수민족 자치지역 진출이 확대되면서 한족과 소수민족 간에 이권을 둘러싼 마찰과 갈등이 전국으로 확산돼 새 정부의 정치·사회적 현안으로 떠올랐다.
14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얀마와 국경지대인 윈난(雲南)성 시 솽반나(西雙版納) 다이족(태<人+泰>族)자치주 징훙(景洪)시 멍룽진에서 지난 12일 현지 다이족 주민 1천여명이 후난(湖南)성 출신 한족 이주민들과 유혈 충돌을 벌였다.
유명 관광지인 멍룽진 인근 4개 마을 주민들은 이날 칼, 도끼, 쇠막대기 등을
들고 진내 화제(華杰)호텔에 집결해 호텔 경영주를 비롯한 한족들을 공격했다.
경찰이 긴급 출동해 진압에 나섰으나 주민들이 돌과 보도블록 등을 던지며 맞서 경찰관 2명과 보조원 1명이 부상했다. 이에 경찰이 주민들을 향해 발포, 주민 4명과 경찰관 1명이 유탄에 맞아 다쳤다. 부상 정도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유혈 충돌의 직접적인 원인은 화제호텔 사장 아들 류(劉)모씨가 마을 주민들과
잦은 시비와 다툼을 벌인 데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후난성 출신 조직폭력단이 이곳에 진출하면서 도박장 개설, 마약 장사 등을 한 데 대한 현지 주민의 오랜 불만이 누적 된 데 따른 것이라고 RFA는 전했다.
주민들은 또 현지 경찰이 한족들과 결탁해 이들을 비호한 데 대해서도 분노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3대 소수민족 자치지역인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등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족·소수민족 간 유혈 충돌이 20여 개에 가까운 소수민족이 사는 윈난으로 확산된 것이다.
앞서 지난 9월 장쑤(江蘇)성의 회족(回族) 마을인 펑(豊)현 베이관(北關)촌에서
벌어진 토지수용 보상금 요구 시위가 인근 3개 성 회족들의 합류로 확대됐다고 미국에 본부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이 전했다.
중국 소수민족의 하나인 회족은 종교상으로는 이슬람교이며 한족에 상당 부분
동화돼 있는 상태로, 동족의 권리 옹호를 위해 결집한 것은 이례적이다.
또 네이멍구 시린궈러(錫林郭勒)맹(盟·현) 둥쑤(動蘇)기(旗·향)에선 지난 7월
경찰이 몽골족 유목민을 구타한 한족 3명을 두둔하면서 오히려 유목민을 고문한 사실이 알려지자 군중 수 백명이 인종차별이라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신장위구르에서도 지난 6월 위구르족 농민들이 한족의 부동산 개발에 밀려 토지를 강탈당한데 대해 불만과 분노를 터뜨리고 있며 시위에 나섰다.
한편 중국내 티베트인 밀집 거주지역인 쓰촨성 간쯔(甘孜) 티베트족 자치주 바
이위(白玉)현 바이위사원 강습원 승려 400여명은 지난 12일 바이위현 정부청사로 몰려가 당국의 주민 단속을 비판한 혐의로 연행된 동료 승려의 석방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고 RFA가 덧붙였다. /연합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