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지 (왼쪽)와 다음 스토리볼 캡처 화면. |
아주경제 박현준 기자=창작자에게 수익을 돌려주고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자는 취지로 출발했던 유료 콘텐츠 마켓이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료로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에 대한 사용자들의 거부감과 돈을 내고 이용할만한 콘텐츠의 부재 속에 유료 콘텐츠 마켓은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출시된 카카오의 카카오페이지는 8000여개의 콘텐츠로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사용자들이 외면하면서 콘텐츠 제공업자(CP)들의 원성을 샀다.
카카오는 출시 두 달 만인 5월 카카오페이지 파트너 간담회를 열고 부분 유료화 방식 재설계, 탭구조 사용자환경 개편 등의 개선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후 카카오페이지는 이용권을 구매하고 금액이 소진되면 다시 충전하는 방식으로 결제 방식을 변경하고 추천 콘텐츠를 메인 화면에 배치하는 등 변화를 시도했다.
별도 애플리케이션으로 선보여 카카오톡 사용자들의 접근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카카오톡의 더보기 탭에 카카오페이지 바로가기 아이콘을 배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CP들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다.
카카오페이지 초기부터 콘텐츠를 제공했던 A업체 대표는 “CP들은 카카오를 믿고 시작했는데 카카오의 초기 마케팅이 부족했다”며 “다운로드 순위를 매겨 상위에 노출시켜준다거나 추천 콘텐츠를 메인에 배치하는 등의 노력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성공하려면 콘텐츠가 최소 1만개 이상은 필요한데 그 중 7000개 이상은 직접 만들어야 했다”며 “업체에게 용역을 준다거나 직접 사는 등의 투자가 선행됐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카카오페이지에 올라오는 외부 콘텐츠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B업체 관계자는 “요즘 다운로드 건수가 눈에 띄는 한 판타지 소설의 경우 5~6년 전에 나왔던 책인데 카카오가 유통사를 통해 사온 것이며 또 다른 만화도 예전에 단행본으로 나왔던 것을 판매하는 것”이라며 “콘텐츠 마켓이 아니라 인터넷 서점이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카카오페이지 월간 이용자수 및 도달율.(자료제공=랭키닷컴) |
시장조사기관 랭키닷컴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지는 4월 출시 이후 1%대의 월간 도달율(안드로이드 단말기 이용자 6만명 중 해당 앱을 한 번 이상 실행한 비율)을 기록했다.
이후 8월부터 소폭 올라 지난달에는 141만명의 월간 이용자를 기록해 도달율은 4.14%로 상승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카카오페이지 초기에 사용자가 적어서 좋은 콘텐츠를 알리기가 어려웠다”며 “사용자 저변 확대를 위해 익숙한 콘텐츠를 선보인 것이지 장기적으로 유료 콘텐츠 마켓을 만들겠다는 목표는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지난 8월 50여편의 콘텐츠로 시작한 콘텐츠 마켓 스토리볼은 연재 중인 작품은 무료로, 완결된 작품은 유료로 제공한다.
스토리볼은 현재 완결작 포함 79개의 콘텐츠를 제공중이며 이 중 현재 연재 중인 작품은 43개이다.
스토리볼은 최근 시즌2를 시작하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소설 ‘제3인류’에 포함된 작품 제작 과정을 담은 동영상을 비롯해 영상 콘텐츠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스토리볼은 모바일웹과 다음 앱에 붙여서 하고 있어서 온전한 스토리볼의 트래픽인지 알 수 없다”며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준비 중인 콘텐츠 마켓 네이버 포스트는 현재 비공개 베타 테스트 중이다.
최재용 한국소셜미디어진흥원장은 “공급자는 고객이 비용을 지불해도 아깝지 않을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고 소비자는 양질의 콘텐츠는 유료로 사용한다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불법 콘텐츠를 유포하거나 내려받을 경우 외국처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