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의 17일 방사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차기 전투기(FX) 선정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간데 전력 공백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여야 의원들은 8조3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인데도 국방부와 방사청이 안이하게 계획을 세운 것 아니냐면서 전투기 선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새누리당 유기준 의원은 "FX 사업이 표류하고 있는데 이미 기종을 정해 놓고 계획대로 못하는 나라도 있다"며 "어쨌든 사업이 지연되면서 공중 전력 손실이 불가피하고, 기존 전투기의 연한이 지나가는 문제도 있는데 구멍 난 항공전력을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같은 당 한기호 의원도 "FX 사업을 처음부터 다시 추진해야 하는데 예산 운영이걱정"이라며 "올해 3900억원이 불용 처리되는데 내년부터 사업에 차질이 없겠느냐"고 따졌다.
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주먹구구식 예산책정, 부적절한 작전요구성능(ROC)변경, 오락가락 의사결정 등 국방부와 방사청의 전략 부재와 무능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진단하면서 "결국 우리 항공전력 강화에 차질을 빚고, 전력 공백의 우려마저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윤 의원도 "애초 무리한 예산적용과 성급한 사업 추진으로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에 대한 부실 논란이 있었다"며 "가격입찰과 협상력을 통해 가격 절충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사업을 강행했으나, 결국 가격 문제 등으로 인해 방위산업추진위원회에서 최종 기종 선택이 부결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용걸 방사청장은 "애초 예산을 정한 것은 한국국방연구원이 입찰을 신청한 3개 회사로부터 가격을 받아서 평균해서 산출한 것으로 안다"며 "전력공백의 결과를 낳게 된 것은 송구하게 생각하고, 최대한 신속히 재추진 하겠다"고 답했다.
지난 2006년 대형 군납비리 등을 계기로 무기획득체계의 투명성을 지켜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방사청이 탄생했지만 '비리 등에 따른 구속 면하기'라는 분위기가 만연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업연기 배경에는 예산 부족의 원인도 있지만 군이 요구하는 무기의 성능과 시기를 놓고 각 주체 간 일관성의 부족과, 정책수립기능이 떨어졌던 것이 그 원인으로 지적된다.
FX사업의 연기 이후 군 안팎에서는 "방사청은 좋은 전투기 도입이 아니라 비리에 적발되지 않는 것을 최우선 목적으로 일했다"는 자조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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