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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롄샹, 블랙베리 인수전 사전작업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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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2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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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신장벽 높아…성공 가능성은 크지 않을 듯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세계 최대 PC 제조업체인 롄샹(聯想·레노보)이 스마트폰 시장확대를 위해 캐나다의 블랙베리 인수전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중문판이 협상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8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레노바가 블랙베리의 회계장부를 살피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비밀엄수' 합의문에 서명했다. 일반적으로 비밀엄수를 약속하고 장부를 확인한 후 큰 문제가 없다면 인수전에 돌입한다.

이에 롄샹 측은 침묵을 지켰으며 블랙베리 측은 상황에 진전이 있거나 확실한 결론이 나기전까지는 관련 내용은 비공개라고 못을 박았다.

만약 롄샹이 인수전에 뛰어든다면 이는 롄상과 블랙베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한 때 휴대폰 시장의 강자로 군립했던 블랙베리는 최근 애플, 삼성에 밀리면서 매출이 급감, 경영난에 시달렸다. 이에 지난 9월 매각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롄샹의 경우 PC 업계에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PC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활로를 찾으려 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가 지난 여름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 2분기 롄상이 HP를넘어서 세계 최대 PC 제조업체로 우뚝섰지만 2분기 전세계 PC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무려 12%나 감소하면서 롄샹의 판매실적도 줄어들었다. 이에 롄샹 측은 "앞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개척해 새로운 이윤창출원을 찾을 것"이라며 야심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롄샹이 인수전에 뛰어든다고 해도 실제로 블랙베리를 인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지난 8월 블랙베리가 매각의사를 밝힌 후 이미 곳곳에서 인수의사를 밝히고 있어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지난달 캐나다 보험사이자 블랙베리 최대 주주인 페어팩스 파이낸셜 홀딩스가 46억 달러 인수 예비합의를 달성했고 사모펀드인 서버러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블랙베리 공동 창업자인 마이크 라자리디스도 인수 의사를 밝힌 상태다.

또한 캐나다와 미국 정부가 이를 쉽사리 허락하지 않을 전망이다.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통신기술이 중국에 넘어가는 것을 우려하는 미국, 캐나다 정부가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어 롄샹의 인수를 막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 국방부가 보유하고 보급한 60만대의 휴대폰 중 47만대가 블랙베리 제품"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블랙베리 측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미국 연방정부 및 각 주 정부직원이 사용하는 블랙베리 휴대폰 수가 100만대가 넘으며 심지어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블랙베리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캐나다 법에 따르면 3억4400만 캐나다 달러(약 3551억원)이상의 캐나다 기업이 외국인이 인수하려면 이 거래가 경제적으로 이로운지, 국가안보를 위협하지는 않는지 여부를 정부가 판단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 캐나다 정부는 2006년 이후 이미 세차례나 외국 기업의 캐나다 기업 인수를 불허했다. 지난주에도 국가 안보를 이유로 이집트 통신업체의 캐나다 마니토바 통신서비스 자회사 인수를 막았다.

그러나 2004년 롄샹이 미국 IBM PC사업부문을 인수한 전례가 있어 블랙베리 인수 성공의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볼 수는 없다고 WSJ는 전했다. 만약 롄샹이 블랙베리를 인수하는데 성공한다면 중국 기업의 서방기업 인수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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