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배우는 배우다' 스틸컷] |
김기덕 감독이 시나리오를 쓴 영화 ‘배우는 배우다’(감독 신연식·제작 루스이소니도스 김기덕필름)는 지난 17일 오후 2시 서울 CGV 왕십리에서 언론시사회를 열었다. 이준은 연극배우지만 영화판에서는 단역인 오영 역을 맡았다.
오영은 연기에 미친 배우다. 대본이 있어도 너무 몰입해 지문에 없는 행동을 연기한다. 사랑하는 연인 역의 오연희(서영희)과 다툼을 벌이다 ‘옛날 여자친구가 생각났다’는 이유로 목을 조르거나 숨겨둔 칼을 꺼내는 식이다. 사람들이 많은 역 앞에서 마네킹을 놓고 연기를 펼치기도 한다.
날 것과 같은 연기에서 톱스타의 가능성을 본 기회주의자 매니저 김장호(서범석)는 오영에게 러브콜을 보낸다. 오영은 “내가 하고 싶은 연기만 하면 된다”면서 이를 거절하지만 끈질긴 김장호의 막무가내 식 접근에 매니저를 맡긴다.
김장호가 제안한 것은 성상납. 삭제됐지만 오영은 “쉬운 길을 두고 왜 돌아가느냐”는 김장호의 제안에, 젊은 남자배우들의 뒤를 봐주는 재력가 사모님(이화시)과 잠자리를 갖는다.
이후 오영은 영화 속 영화 ‘뫼비우스’에서 비중있는 조연을 맡으며 10년차 주연배우이자 오만한 톱스타 강빈(양동근)과 동급의 인기를 끌게 된다. 오영은 촬영장에서 감독 대신 “컷”을 외칠 수 있는 자리까지 오른다. 함께 출연한 여배우와 억지로 성관계도 갖고, 괴롭혀 몸을 바치게 만든다.
그러나 올라가면 떨어지는 법. 무절제한 사생활로 인해 스캔들에 휘말린 오영은 자신이 무시하던 신인배우 공명(김형준)의 상대역으로 캐스팅된다.
영화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시작과 끝이 서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마네킹을 향한 강렬한 연기를 보인 이준은 후에 똑같은 연기를 선보인다. 또 그가 스타가 되기 전 계기가 된 작품인 뫼비우스에 다시 한번 출연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초단위로 기복이 심한 오영 역을 맡은 이준은 강렬한 감정 연기를 매끄럽게 소화해 눈길을 끌었다. 첫 주연답지 않은 연기력은 여러 선배 연기자들에게 밀리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팬심이 두터운 엠블랙 멤버임에도 불구하고, 팬들이 충격을 받을 수도 있을 법한 파격적인 베드신 역시 그가 아이돌이 아닌 배우로 그 자리에 섰음을 알 수 있게 했다.
조금은 부족했고 아쉬웠던 영화 ‘닌자 어쌔신’ ‘정글피쉬2’와 드라마 ‘아이리스2’ 등 기존 작품들과는 달리 일취월장한 연기력을 보여준 이준의 가능성에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청소년관람불가로 오는 2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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