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투신 매물폭탄에 2040선 붕괴… 숨고르기?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코스피가 투신권을 중심으로 한 대량 기관매물 출회로 2040선 아래로 주저앉으면서 상승 추세가 꺾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관 매물은 최근 반등을 이끌어 온 대형 수출주에 몰렸다. 원화강세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염두에 둔 것이다. 반면 증권가는 중장기 성향을 가진 외국계 자금유입, 이에 따른 유동성 확대에 힘입어 이번 조정이 숨고르기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0.37포인트(0.99%) 내린 2035.75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개인이 1278억원어치를 사들이고 외국인이 2259억원의 순매수를 보였으나 기관이 투신(2245억원)을 중심으로 3500억원 이상의 물량을 내놓으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미국 고용지표 부진과 중국의 긴축 우려가 짙어지면서 아시아 주요증시가 동반 약세를 보인 영향도 크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이 연저점에 바짝 다가선 탓에 투신권에서 매도 물량이 대거 나왔다”며 “특히 IT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내던져 시장이 크게 흔들렸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원 내린 달러당 1055.8원에 거래를 마쳐 연저점인 1054.50원(1월 15일)과는 불과 1.3원 차다. 이에 기관은 전기전자 업종을 1400억원 이상 순매도했으며 운송장비업은 1200억원 이상 팔았다.

오 센터장은 “환율과 펀드환매로 인해 코스피는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나 조정 폭은 크진 않을 것”이라며 “투신권의 펀드 환매를 외국인이 대거 받아내고 있으며 중장기적인 미국계 자금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의 매수세는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지난 21일 기준 34거래일 동안 5조1435억원이 빠져나갔으나 외국인은 39일째 사자를 외치며 환매물량의 두배 이상인 13조원어치 사들였다.

최근 1개월 새 글로벌 펀드 플로우에서도 단기적인 자금인 유럽계에서 강하게 들어오고 있다. 스페인이 2.7%로 가장 높으며 이탈리아 1.7% 프랑스 1.4%, 일본 1.2% 순이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050선은 2년 이상 장기간 이어진 박스권 상단부에 해당되는 만큼 매물출회와 속도 조절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레벨업 과정의 일환으로 양호한 숨고르기 국면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앞으로는 실적확인 국면에 접어들어 수급적인 상승은 드물 것이라며 실적 개선주에 초점을 맞춘 매매가 유효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실적 전망의 차별화가 진행된 종목이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큰 폭의 실적전망 개선으로 밸류에이션이 재평가된 기업군, 실적 전망 개선폭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럽지 않은 기업군이 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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