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루시드폴, 자연스러움이 주는 아름다움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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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2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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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폴 [사진 제공=안테나 뮤직]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뮤지션 루시드폴(38)이 아날로그 감성으로 돌아왔다. 유행보다 마음을 울리는 묵직함이 있다.

"10곡이 수록된 정규앨범을 만들면서 제 능력 밖의 것을 하려고 무리하지 않았어요. 피처링을 받아 색다른 걸 하려고도 않았고요. 가장 자연스럽게 작업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음악도 기계로 만지지 않았어요. 세션들이 직접 연주하면서 호흡했습니다."

지난 18일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소속사 안테나뮤직에서 만난 루시드폴은 조곤조곤한 말투와 선한 인상이었다. 그와 닮은 이번 앨범에는 더블타이틀 '검은 개'와 '햇살은 따뜻해'를 비롯해 '강' '나비' '서울의 새' '늙은 금잔화에게' '연두' '가족' '바람 같은 노래를' '꽃은 말이 없다' 등 이 수록됐다.

"'햇살 좋은 날'같은 경우 고음 부분의 음이 안 올라가면서 이탈이 일어났는데 그게 이상하게 좋더라고요. 누가 들어도 '노래 못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이고 기계로 조금만 만져줘도 매끄러울 텐데 날것의 느낌이 절 감동하게 했어요. 전 앨범에는 편집도 많이 하고 많이 다듬었는데 이번에는 자연스러움에 초점을 맞췄어요."

"모든 곡을 작사·작곡·편집했느냐"라는 질문에 "그렇긴 하지만 연주자들이 정말 잘해줘서 따로 할 필요가 없었다. 같이 편곡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닐 터"라고 웃어 보였다.

루시드폴 [사진 제공=안테나 뮤직]
수록곡 전체는 하나마다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큰 뿌리에서 시작되는 느낌을 받는다. 마치 일본 소설 한 편을 읽는 듯한 느낌이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영향이 있었을 것도 같아요. 지난해 일본의 시를 정말 많이 읽었거든요. 가네코 미시즈, 다나카와 슌타로, 이시카와 다쿠보구를 참 좋아합니다. 음악적으로는 프랑스 집시 재즈에 매료됐는데 그 무렵 집시기타를 만나게 됐어요. 긁듯이 쟁쟁 거리는 소리라 다른 악기들과 어울리기 쉽지 않지만 그 자체로 아름다워요."

날것의 느낌을 살려 가장 아름다운 것을 음악에 담고자 했다는 그에게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묻자 청산유수 같던 입을 다물고 조용히 생각에 빠진다.

"있어야 할 곳에 있는 것, 그게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해요. 집시기타처럼요. 반드시 집시 재즈라는 장르 안에서만 어울릴 수 있는 소리인데 마치 자기가 있어야 할 곳을 아는 것처럼 자연스럽거든요. 자신을 비틀지 않고 깎아내리지도 않으면서 그저 자기 위치에 있는 거죠."

혼란한 가요계에서 자신의 좌표에 서 있는 루시드폴은 다음달 6일부터 17일까지, 매주 수~일요일에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콘서트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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