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선발, 성적제한 없이 '추첨후 면접'

교육부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방안’ 시안과 일부 변경 발표‘

자공고 일반고 전환’도 ‘시도교육감 평가 재지정’으로 변경

 

아주경제 한병규 기자 =자율형사립고(자사고)를 '전원 추첨' 선발로 변경하려던 추진안이 무효로 돌아갔다. 대신 자사고 전형에서 선 추첨 후 면접으로 최종 선발할 수 있도록 절충했다. 전면 폐지하려던 자립형공립고(자공고)도 시·도교육감 평가를 거쳐 재지정받을 수 있게 했다.

교육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지난 8월 13일 시안 발표 때 2015학년도부터 서울을 포함한 평준화지역 자사고 39곳 선발 방식을 중학교 내신성적 제한 없이 '선 지원 후 추첨'으로의 변경을 예고했으나, 이날 확정안에서 다시 자사고 측에 선발권을 주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이날 브리핑한 교육부 심은석 교육정책실장은 "공청회 및 세미나를 수차례 개최한 결과 자사고와 학부모 단체 측 반발이 심해 기본 취지는 살리면서 보다 바람직하게 절충안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서울지역 자사고 24곳에 대해 1단계에서 추첨으로 1.5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면접으로 최종 합격자를 가리도록 했다. 다만 면접의 경우 학생 내신성적 또는 각종 입상 사실 여부에 대해 기재할 수 없도록 '창의인성면접(가칭)'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지역을 제외한 평준화지역 자사고는 성적과 면접 등으로 뽑는 선발 방식을 유지토록 하면서도 원하는 경우 서울지역 선발 방식을 택할 수 있다.

선발 방식이 시안과 달라진 만큼 평준화지역 자사고 선발 시기 역시 현행대로 비평준화지역의 자사고나 옛 자립형사립고와 같이 전기 선발로 유지했다.

또 일반고를 자공고 수준으로 개선함과 동시에 지정기간 5년이 끝나는 자공고를 일반고로 일제히 전환하려고 한 방침 역시 일반고 개선을 위한 모델을 남겨놔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과 여론에 따라 시·도교육감 평가를 통해 재지정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단 2015학년도부터 후기 우선 선발을 폐지해 일반고와 같은 시기에 학생을 뽑게 했다.

일반고에 대한 지원방안과 교육과정 필수 이수단위 변경안은 시안과 동일하게 확정했다.

따라서 내년부터 일반고에 4년간 교육과정 개선 지원비로 학교당 매년 5000만원씩 지원한다. 교육과정 필수 이수단위는 현행 116단위에서 86단위로 축소하고, 자율과정 이수범위를 현행 64단위에서 94단위로 확대한다. 과목별 이수단위 증감범위는 현행 1단위에서 3단위로 상향조정한다.

국어·영어·수학 등 기초교과 시간은 전체의 50%를 넘지 않아야 하며 예술·체육이나 생활·교양영역은 현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이는 자사고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특히 자사고와 특목고는 입시 위주 교육을 하다 적발되면 지정 취소될 수 있다.

심 실장은 "자사고와 특목고는 당초 제도 도입 취지대로 건학이념에 따라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