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부실한 녹조제거 사업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이날 환노위 소속 김성태 의원(새누리당)에 따르면 낙동강 달성보 지역의 녹조제거를 맡은 업체가 제거한 조류 슬러지(침전물) 86개 포대 중 63포대는 모래였다. 녹조를 제거했다던 포대 중 75% 가량이 모래로 진짜 조류 슬러지는 23포대뿐인 것.
올해 10억원을 투입한 녹조제거 사업이 실제로는 업체의 눈속임으로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또 관리당국인 환경공단의 관리부실도 뭇매를 맞았다.
환경공단은 포대 안의 내용물이 조류 슬러지인지 모래인지 확인하지 않고 단순히 포대의 무게만을 확인해 국가 예산을 지급한 셈이다. 그동안 환경공단은 조류 슬러지 1톤에 대해 224만원을 지급하는 등 이전 사업과 관련해서도 관리부실 문제가 눈덩이처럼 클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확인 결과 해당 업체는 대형포대에 소형포대로 윗부분에만 조류슬러지를 채우고 아랫부분은 모래를 넣은 수법을 사용해왔다.
특히 가을철에는 녹조량이 줄어드는데도 해당 업체가 관리한 낙동강에서는 녹조제거시설 가동률이 오히려 증가하는 등 부당이득 의혹은 커지고 있다. 9월을 기준하면 낙동강 달성보는 전달 대비 120%, 함안보는 130%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 북한강이나 금강, 영산강 등의 다른 녹조제거 사업 대상지에서는 녹조제거시설 가동률이 여름에 비해 감소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김 의원은 “이러한 부정행위는 환경공단의 묵인이 없었다면 이뤄지기 힘들다”며 환경공단에서 국민의 먹는 물 보호라는 절대 절명의 과제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김순흠 한국환경공단 수질오염방제센터 부서장은 “운영기간 만료시점이 임박하고 최근 조류농도가 낮아져 슬러지 제거량이 저하되자 위탁업체가 슬러지 처리실적을 허위로 부풀리기 위해 시도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감독업무의 적정성 여부 확인 등을 위해 감사팀을 현지 급파했고 해당 업체에 대해서도 감사결과에 따라 위법 시 법적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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