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 매각 취소…갑자기 왜?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캐나다 스마트폰 업체인 블랙베리가 돌연 매각 계획을 취소했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블랙베리는 토르스텐 하인스 최고경영자(CEO)를 해임하고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10억 달러(약 1조600억원)의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환사채는 일정한 조건에 따라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당초 경영난에 시달리던 블랙베리는 올 8월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었다. 블랙베리의 지분 10%를 소유한 페어팩스파이낸셜홀딩스는 올 9월 블랙베리를 47억 달러(약 4조9895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인수 계획은 무산되고 경영난 타개안을 독자생존으로 바꾼 것이다. 

페어팩스파이낸셜홀딩스는 "회사 전체를 매입하지 않고 다른 투자자와 함께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10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블랙베리의 갑작스런 매각 취소는 페어팩스파이낸셜홀딩스가 47억 달러의 인수자금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매각 계획이 철회되면서 매각을 지휘했던 하인스 CEO도 물러나게 된 것이다. 대신 존 첸 사이베이스 회장이 임시 CEO직을 맡았다. 

이날 블랙베리의 매각 계획이 취소되면서 주가는 16%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뉴욕에서 블랙베리 주가는 주당 6.50달러까지 떨어졌고 시장가치는 34억 달러에 그쳤다. 올해 들어 블랙베리 주가는 45% 이상 하락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에 밀려 주가가 곤두박질쳤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핸드폰 매출이 저조하면서 핸드폰을 생산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 바 있다. 

이번 매각 취소에 대한 전문가의 시선은 부정적이다. 블랙베리에 대한 투자가 크게 줄어든 점을 우려했다. 영국의 시장조사업체인 오범의 잔 다우슨 애널리스트는 "페어팩스파이낸셜홀딩스가 블랙베리를 인수했다면 회사 전략에 맞춰 운영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블랙베리는 당장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특히 블랙베리의 현금 유동성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분석이다. 올 3분기 블랙베리의 현금 및 단기간 투자는 5억 달러 이상 하락해 23억 달러에 그쳤다. 이미 블랙베리는 저조한 수익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올 9월에는 올해 4500명의 직원을 감원하기로 발표했다. 감원 비용만 4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손실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우려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