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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촉즉발' 금감원 동양 설명회...피해자 분노 더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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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1-0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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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불완전판매가 아닌 사기판매다." "감독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을 져라." "금감원도 동양증권과 똑같다."

6일 오후 3시 금융감독원 2층 강당에서 열린 '동양그룹 관련 금융상품 피해 투자자 설명회'에서 피해자들의 불만과 항의가 쏟아졌다. 설명회는 피해자들이 불완전판매를 입증하기 위해 준비할 사항, 분쟁조정 절차 등에 대해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그러나 피해자들을 이해시키거나 진정시키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사기판매를 인정하기 전까지는 한 발도 뒤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피해자들의 각오가 엿보였다. 이곳 저곳에서 욕설이 쏟아졌고, 금감원 관계자들을 호통 치는 피해자도 있었다. 

◆'일촉즉발' 금감원 설명회

이날 설명회에서 금감원은 처음으로 피해자들 앞에서 사죄했다. 이동엽 부원장보는 "피해자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금감원이 소비자보호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가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 책임기관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금감원은 피해자들의 입장에서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같은 사죄는 피해자들에게 의미가 없었다. 설명회가 본격화되자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분쟁조정을 통한 피해자 배상절차 등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자, 여기저기서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일부 피해자들은 화를 참지 못하고 큰 소리로 항의했다. 사회자가 "설명이 끝나면 질의응답 시간이 있을 것"이라며 분위기를 수습하려 했지만, 소용 없었다. 욕설이 쏟아졌고, 울먹이면서 억울함을 토로하는 이들도 있었다.

◆소송보다 좋은 '분쟁조정 설명회'

설명회 내용은 크게 △향후 동양그룹의 기업회생절차 진행 과정 △분쟁조정 관련 설명 △국민검사청구 특별검사 관련 설명 등으로 이뤄졌다. 이중 분쟁조정에 대한 설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소송보다 분쟁조정에 참여하도록 독력하기 위한 성격이 강했다. 금감원은 법원 판례에 따르면 투자자의 개인적 특성(나이, 투자경험, 직업 등)과 금융상품 가입 경위, 금융회사의 불완전판매 정도 등에 따라 배상비율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 현 시점에서 동양사태 피해자들의 배상비율을 예측할 수 없지만, 법원은 통상 손해액의 20~50% 정도 배상토록 판결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피해자의 손해액이 확정돼야 배상비율도 결정되는데, 금감원은 손해액이 결정되는 데 평균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피해자들에게 나눠준 책자에는 소송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하지만 소송을 제기할 경우 소송비용이 들고, 소비자가 피해와 관련한 모든 입증을 스스로 해야 하므로 소송이 번거롭다고 소개했다. 확정 판결까지는 길게 3~4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피해자는 분쟁조정을 통해 결정된 배상비율을 받아들이지 않고 소송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 금감원으로부터 소송지원을 받을 수 없다. 

◆금융당국에 대한 불신 더 깊어지나

금감원은 동양사태를 불완전판매에 의한 것으로 잠정 결론 지은 모습이다. 설명회에서도 '불완전판매가 아닌 사기다'는 주장이 쏟아졌다.  

한 피해자는 "동양증권 본점에서 투자했는데, 담당직원이 동양은 역사가 오래된 회사로 부도날 염려가 없다고 강조하면서 투자를 권했다"며 "금감원이 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외치자, 다른 피해자들도 일제히 박수를 치며 "이번 사태는 사기다"며 격렬히 항의했다. 

'동양사태 피해자 대책위원회' 내부에서도 설명회 보이콧을 요구하는 의견이 나왔었다. 설명회에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사기가 아니라,금감원의 주장대로 불완전판매를 인정하는 셈이 된다는 것이다. 설명회는 부산, 대구, 광주, 대전에서도 열렸으며 서울에서는 7일과 8일, 부산에서는 7일에도 열릴 예정이다.

한편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선 민주당 이종걸 의원 주최로 '동양사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세미나가 개최됐으며, 학계ㆍ금융당국ㆍ시민단체 관계자들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하지만 원론적 주장을 하는 학계와 금융당국 관계자 등에게 피해자들이 강하게 항의하면서 세미나가 잠정 중단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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