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기립 안 해…의원-靑경호 직원 간 ‘몸싸움’도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 동안에 입장과 퇴장할 때를 포함해 총 30여차례의 박수를 받았다. 연설시간도 30여분 남짓한 것을 감안하면 1분에 한번 꼴로 박수세례를 받은 셈이다.
현직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 예산안에 대해 직접 시정연설을 한 것은 지난 1988년(당시 노태우 대통령), 2003년(노무현 대통령), 2008년(이명박 대통령)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이며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9차례 박수를 받았다.
박 대통령의 연설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경제’(46회)와 ‘국민’(44회)이었다. ‘행복’(12회), ‘국가’(9회)도 비교적 자주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국회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전직 대통령들과 달리 임기 중 해마다 국회를 찾아 시정연설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깃을 세운 남색 재킷에 브로치를 달고 바지 정장 차림을 한 박 대통령은 연설 예정시각(오전 10시)보다 20분가량 일찍 국회에 도착했다.
박 대통령은 국회 본청 건물 의원 출입문 앞에서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과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안에서는 강창희 국회의장의 영접을 받으며 의장 접견실로 이동해 주요 인사들과 환담했다.
환담장에는 강 의장을 비롯해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정홍원 국무총리, 이인복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요인과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최경환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야당 지도부는 의원총회가 늦게 끝나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본청 입구 좌측에는 정당해산 심판에 항의하며 삭발 단식 농성 중인 통합진보당 김선동·이상규·김미희·김재연·오병윤 의원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또 진보당원들은 박 대통령이 본청 입구에 도착하자 일어나서 ‘정당해산 철회’라고 적힌 피켓을 높이 들어 올린 채 ‘침묵 시위’를 벌였다.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자리를 지키기는 했지만 박수까지 치지는 않았다.
10명에 가까운 야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이 입장할 때도 일어서지 않고, 일부 의원들은 연설 도중 자리를 떴다. 민주당 김윤덕 의원은 앉은 채로 퇴장하는 박 대통령과 악수를 하기도 했다.
특히 국회 시정연설 직후, 민주당 의원들과 청와대 경호실 직원들이 몸싸움을 벌이는 등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몸싸움은 민주당이 규탄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국회 본관 앞에 세워진 청와대 차량을 옮겨줄 것을 청와대 직원에 요구하는 과정에 벌어졌고, 이 와중에 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청와대 경호실 직원에게 목덜미를 잡히고 경호실 직원은 입술이 터져 피가 나는 일까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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