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나·양종곤·박정수 기자= 내년 국내 주식시장은 외국인 투자자 주도의 유동성 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글로벌 시장엔 돈이 많이 풀려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내년부턴 이 자금들이 본격적으로 주식시장과 이머징 국가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소재·산업재 등 그동안 시장에서 소외받았던 업종들이 새로운 주도 업종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 실적 회복…코스피 박스권 돌파
올해 코스피지수의 박스권 상단이 2050포인트였다. 내년엔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상단을 뛰어넘어 가장 낙관적 전망으론 2500선까지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9일 6개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이 제시한 내년 예상 코스피지수 밴드 상단을 보면 최소 2300에서 최대 2500이다. 하나대투증권 및 현대증권, 한화증권 등은 2300선으로 제시했고, 우리투자증권 및 키움증권은 2400선을 제시했다. KTB투자증권은 2500이었다.
센터장들 대다수는 내년 코스피지수가 기업들의 실적 호조 및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의 경기 회복 등의 영향으로 순조로운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정부당국은 신정부 2년에 들어서며 기업에 설비 투자 확대를 유도할 것”이라며 “2년 만에 잠재성장률 확장 국면에 들어서며 국내 주식시장에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는 과거보다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외국인의 매수 강도는 올해보다 낮아질 것”이라며 “그러나 중국 경기모멘텀이 살아날 수 있고 한국 밸류에이션도 저평가된 만큼 외국인은 매수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특히 내년 미국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경기가 살아날 경우 수출 중심의 우리나라 기업 역시 실적에 수혜를 입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미국 경기가 회복되며 국내 기업들의 수출액은 증가할 것”이라며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상승은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로 유입되는 유인책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최대 이슈, 美 양적완화 축소
센터장들은 내년 국내 주식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이벤트에 대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라고 입을 모았다. 미국이 글로벌 시장에 크게 충격을 줄 정도로 급격하게 양적완화를 축소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분석된다.
최석원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이후 환율 때문에 코스피 지수에서 변동성이 나타날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원화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고,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매수와 매도를 반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 내년 이머징 국가로 글로벌 시장의 유동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이머징 국가 안에서도 특히 우리나라와 중국 등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집중 투자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리나라와 중국 등은 이머징 국가 안에서도 경상수지 흑자를 내고 있어 투자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를 하고 나면 선진국 시장과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안정적인 시장을 선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내년 장세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으로는 환율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은 자동차부품주 및 그동안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져 저평가 돼 있는 산업재, 소재업종 등이 지목됐다.
정용택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엔 그동안 소외돼 주가가 약세를 보였던 업종 중심으로 상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며 “산업재 및 소재 업종 등이 이에 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정보기술(IT) 및 자동차, 은행, 조선 업종 등의 우량 대형주 등도 주도 업종으로 점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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