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전 세계 200여개 국가가 참가한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19)의 기후변화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올해 총회 의장을 맡은 마르친 코롤레츠(Marcin Korolec) 폴란드 환경부 장관이 해임됐기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각)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개각을 단행하고 코롤레츠 환경부 장관을 해임, 마치에이 그라보스키(Maciej Grabowski) 전 재정차관을 후임 장관에 임명했다.
COP19 합동취재단에 따르면 코롤레츠 장관 해임은 회의 도중 일어났다. COP19 고위급 회담을 개막한지 이틀 만으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총회 의장은 전 세계 당사국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회의를 주재하는 리더 역할을 맡고 있다.
당사국들은 이번 사태를 놓고 폴란드의 기후변화 대응 의지에 의구심을 던지고 있다. 폴란드 정부는 앞서 전 세계 석탄산업계와 자리하는 ‘석탄과 기후 정상회의’를 열어 환경단체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기후변화 회의 도중 환경부 장관이 해임은 의장 국가인 폴란드에 대한 회의적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폴란드는 전력의 90%를 석탄에 의지하고 있는 국가다. 유럽연합 국가 중 온실가스 감축에 가장 비협조적인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당사국 총회에 참석한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번 회의는 앞으로 2015년 회의를 앞두고 그냥 건너뛰는 느낌이 강했다”며 “이번에 의장을 맡고 있는 폴란드 환경장관까지 교체되면서 결국 이번 회의에서는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롤레츠 의장은 이날 국립경기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투스크 총리가 환경부 장관을 교체했지만 총회 의장으로서 지위는 계속 유지하도록 재확인했다”며 “장관직도 오는 27일까지는 공식적으로 유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총회가 끝난 뒤에는 기후변화 협상과 관련한 폴란드 전권대사로 활동할 것”이라면서 “오히려 장관직에서 벗어나 기후변화 협상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총회에 참석 중인 정부 관계자는 “이번 회의를 시작으로 내년 2014년 페루 리마 회의, 그리고 2015년 파리 회의까지 3개 의장 국가들의 리더십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며 “올해 의장인 폴란드 환경장관이 장관직에서 해임되면서 기후변화 협상에도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당사국 총회는 교토의정서 체제가 끝나는 2020년 이후 시작될 ‘신(新) 기후체제’를 논의하는 첫 출발점으로 선진국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과 인도 등 개발도상국까지 온실가스 의무감축국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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