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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니어 투어프로 톰 왓슨(64)은 두 가지로 유명하다. 학사(스탠퍼드대 심리학) 프로골퍼라는 것과 바람불 때 오히려 좋은 성적을 낸다는 것이다.
왓슨은 ‘바람과의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브리티시오픈에서 다섯 번이나 우승했다. 역대 둘째로 많은 우승 횟수다. 브리티시오픈이 바람이 센 링크스코스에서 주로 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왓슨은 그 어떤 선수보다 강풍속에서 샷을 잘 한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왓슨이 바람속에서 유용한, 궤도가 낮은 볼을 잘 구사하는 비결을 살펴본다. 겨울철 바람많은 날, 바람이 센 제주도 등지에서 라운드할 때 참고할 만하다.
왓슨은 “바람이 불 땐 풀스윙을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풀스윙을 하면 백스핀이 많이 걸려서 볼이 공중에 뜰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왓슨은 그래서 “바람불 때 아이언샷 요령은 칩샷처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요컨대 볼을 낮게 띄워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뜻이다. 왓슨은 볼을 낮게 보내거나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아이언샷을 할 때 네 가지 조정을 한다고 밝혔다.
①평상시보다 두 클럽 긴 것을 잡는다. 예컨대 맑은 날 7번아이언 거리라면 바람불 땐 5번아이언을 잡는다는 말이다. 컨트롤샷을 하기 위한 조정이다.
②그립을 1∼2인치 짧게 잡는다. 두 번호 긴 클럽을 들었기 때문에 그립을 짧게 잡아도 거리 차이는 크게 나지 않는다. 오히려 컨트롤 스윙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
③스윙을 평상시보다 작게 해준다. 백스윙이나 폴로 스루를 스리쿼터(4분의 3)로 하거나 더 작게 한다는 말이다. 이미 긴 클럽을 잡은데다, 볼에 백스핀을 줄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강풍속에서 풀스윙을 하면 균형을 잃을 수 있는 까닭이기도 하다. 스윙이 작아지면 컨트롤은 좋아지게 마련이다.
④스윙을 더 편하게 해준다. 그립을 낮춰 잡았고 스윙도 작기 때문에 긴장할 것이 없다. 세게 칠 이유도 없다. 칩샷을 할 때처럼 그저 클럽헤드를 볼에 뚝 떨어뜨려주기만 하면 된다.
바람이 세차게 불면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바람을 제압하려는 욕심도 생긴다. 그렇지만 바람에 순응하면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는 것이 왓슨의 노하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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