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산업ㆍIT 트렌드 결산> 메모리 반도체 '기지개'…3D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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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2-1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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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올해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호황 국면에 진입했다. 글로벌 기업의 구조조정 결과가 일단락 되면서 시장이 수요 중심에서 공급자 중심으로 재편됐기 때문이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일본 엘피다를 인수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 크론테크놀로지 등 주요 3개사의 독과점으로 바뀌었다. 올해 3분기 기준 3개사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합은 전체 94%를 차지한다.

공급량 조절 등의 이유로 연중 메모리 가격이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도 지난해 보다 크게 개선됐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 3분기 기준으로 9조7400억원, 2조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7%, 101.9% 늘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 4조840억원, 영업이익 1조1644억8000만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공급자 중심으로 개편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특히 낸드플래시 반도체의 경우 공정 미세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입체 3D 낸드플래시 메모리가 처음으로 등장하며 3D 반도체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메모리 셀을 수직으로 적층한 3차원 수직구조 낸드(3D V낸드)플래시 메모리를 개발했다. V낸드는 기존 메모리 대비 2배 가량 빠른 속도를 구현한다. 셀 수명은 10배 개선됐고 전력 소비량은 50% 이상 줄였다. 내년부터 V낸드가 기존 낸드플래시를 대체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SK하이닉스와 도시바 등도 3D 반도체 개발 경쟁에 나섰다.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는 모바일 관련 제품의 가격 경쟁이 시작됐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성장성 정체와 중저가 스마트폰 단가 하락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제품에 들어가는 제품 수요가 줄면서 삼성전자의 시스템LSI 사업부 실적도 악화됐다. 지난 2분기 모바일 AP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12.5% 줄어든 1970만대, 매출액은 13.4% 감소한 3억7300만달러를 기록(SA 기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국내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중저가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을 제치고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하는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는 지금까지 메모리와 모바일 분야에 국한됐던 국내 반도체 업계가 자동차·전력용 반도체 등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린 해이기도 하다.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 2009년 158억달러에서 2016년 306억달러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국내 업체들도 관련 사업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지난해 현대오트론을 출범한 현대자동차는 전력용 반도체 연구에 착수했다. 삼성전자도 올 하반기부터는 차량용 반도체 사업의 영역을 D램 위주에서 스토리지(저장장치)로 확장했다. 삼성은 또 올해 출시한 갤럭시S4부터 자체 전력관리반도체(PMIC)를 대량 탑재하는 등 전력형 반도체 사업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전력용 반도체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경쟁력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면서도 "국내 업체들에게 새로운 도전 과제를 안겨주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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