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사진=외환은행 제공]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조 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외환은행의 연말 임원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로 임기가 만료되는 외환은행 임원중 하나금융 출신이 연임되거나, 또 다른 하나금융 출신이 선임될 경우 노조의 적잖은 반발이 예상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과 자회사인 하나은행, 외환은행은 이달 말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현직 외환은행 임원 중 오는 12월 31일 임기가 만료되는 임원은 추진호 대기업사업그룹 부행장, 이우공 리스크그룹 부행장, 신현승 영업총괄그룹 부행장, 권준일 PB본부 전무, 배문환 신탁본부 전무 등 5명이다.
이 중 신현승 부행장을 제외한 나머지 임원 4명이 하나금융 출신으로, 지난해 3월부터 올 1월 사이 선임됐다.
추진호 부행장은 하나금융 경영지원실장, 이우공 부행장은 하나금융 리스크관리팀 담당 부사장 겸 하나은행 부행장, 권준일 전무는 하나은행 부행장보, 배문환 전무는 하나금융 전무를 각각 역임했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해 2월 발표한 ‘외환은행 독립경영 보장 합의문’을 통해 외환은행 집행임원 중 외환은행 출신을 과반수 이상 유지키로 했다.
그러나 외환은행의 지난 9월 말 분기보고서 기준 윤용로 행장과 장명기 리스크관리위원회 부행장을 제외한 미등기임원 6명 중 신현승 부행장을 제외한 나머지 5명은 모두 외부 출신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집행임원은 전체 임원 중 등기임원을 제외한 나머지 임원으로 그룹장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라며 “(분기보고서에는 없지만) 그룹장까지 합치면 집행임원의 과반수 이상”이라고 해명했다.
하나금융 출신 외환은행 임원들이 연임에 실패할 경우 같은 시기 임기가 만료되는 하나금융 또는 하나은행 출신 임원들이 신규 선임될 수 있다.
대상 임원은 하나금융이 부회장 1명, 부사장 4명, 상무 5명 등 10명, 하나은행이 부행장 5명, 전무 9명 등 14명으로 총 24명이다.
하지만 외환은행 노조가 최근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의 불법적인 경영간섭을 규탄하며 하나금융과 날을 세우고 있어 인사에 따른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특히 노조는 김 전 회장이 즉각 고문직을 사퇴하는 대신 내년 3월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한 것도 연말 인사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9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김 전 회장이 고문직 사퇴 시점을 내년 3월로 잡은 것은 올 연말 임원 인사 등 지주 및 은행 경영진 구성을 주도해 향후 최소 2~3년간 수렴청정을 하겠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은 은행의 집행임원 인사가 은행장 고유의 권한이라는 점을 들어 이러한 주장을 일축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집행임원은 이사회의 사전 동의를 거쳐 은행장이 임명한다”며 “결과적으로 (지주와 관계없이) 은행에서 자체적으로 선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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