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의 부인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와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그 주인공이다.
김 비서는 국가전복음모죄로 남편이 처형된 후 북한의 가장 큰 첫 행사라고 할 수 있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2주기 중앙추모대회에 불참했다.
2만 여석이 가득찬 평양체육관 어디에서도 김 비서는 찾을 수 없던 것이다.
김 비서의 유일한 오빠이자 많은 의지를 해온 김정일 위원장의 추모대회에 불참한 것은 결국 남편 장성택의 처형이 연결돼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경희) 본인이 참석하면 세계가 주목할 것이고 부인이 나타날 수 있냐 숙덕거릴 수도 있어 본인 행동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면서 “북한 주민들이 바라보는 시선, 김정은 제1위원장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참석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그 근거로 “지난 15일 사망한 김국태 노동당 검열위원장의 장의위원 명단에 6번째로 이름을 올렸다는 것은 김경희의 정치적 위상이 변함이 없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 여부 일임했지만 본인이 자숙하고 심리적 부담을 덜기 위해 불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국태 장의위원 명단에 김 비서의 이름이 있다는 것 자체가 김 비서의 신변상 변화가 없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근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김 비서와 달리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의 2인자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장성택의 실각설이 확인되지 않던 당시 최 총정국장과 세력싸움을 했다는 설이 돌기도 했다.
따라서 장성택의 처형으로 최 총정국장의 입지가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최 총정국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북한군을 대표해 결의 연설을 했고 이 자리에서 “우리 혁명무력은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 밖에는 그 누구도 모르며 그 어떤 천지풍파 속에서도 오직 한 분 최고사령관 동지만을 받들어 나갈 것”이라는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 다짐도 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최 총정치국장은 군을 주축으로 해서 김정은 체제를 받드는 핵심 세력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장성택 라인으로 분류된 인물들이 숙청대상에 오를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최 총정국장과 로두철 내각 부총리, 김양건 당 비서, 문경덕 평양시 당 책임비서 등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추가 숙청이 끝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 교수는 “장성택의 내용상으로는 ‘굮가전복음모죄’로 사형됐지만 그것은 하나의 외형상 제목이고 실질적으로 김정은한테 괘씸죄에 걸렸다”면서 “장성택 측근 몇 명의 처형으로 한동안 숙청은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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