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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정로> 파나마, 다보탑과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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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2-1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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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립 주파나마대사

파나마 하면 언뜻 떠오르는 것이 운하다. 한국은 미국·중국·칠레·일본에 이어 제5위의 파나마 운하 사용국이며, 파나마는 북미와 남미를 잇고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국제교역의 중심지로서, 그리고 중남미의 교통·물류·금융의 허브로서 놀라운 발전을 이룩하고 있다.

올해는 스페인의 발보아 장군이 1513년 대서양을 건너 파나마에 입항해 태평양을 발견한 지 500주년이 되는 해이다. 마르타 리나레스 영부인을 위원장으로 하는 태평양 발견 500주년 기념위원회가 2010년에 결성돼 2011년부터 기념행사 기획 및 준비활동을 해왔으며, 금년에 각종 기념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이 위원회의 한국 전통기념물 기증 요청에 부응해 한국 정부는 실물 크기의 다보탑 조형물을 파나마에 기증하게 됐으며, 지난 12월 4일 마르타 리나레스 영부인을 비롯, 파브레가 외교장관, 로요 전직 대통령 등 다수의 파나마 정·재계 주요 인사들과 재파나마 우리 동포들이 참석한 가운데 다보탑 제막식이 성대히 개최됐다.

발보아 장군이 태평양을 발견한 후 500년이 지난 현재 이에 화답하기라도 하듯 한국으로부터 태평양을 건너온 다보탑 조형물이 이곳 파나마에 자리잡은 역사적 순간이었다.

한국의 수많은 국보급 기념물 중에서 다보탑 조형물을 파나마에 기증하기로 한 데 대해 몇 가지 의미를 찾아 볼 수 있다.

첫째, 다보탑은 석가탑과 함께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탑으로서 한국의 전통적 모양과 아울러 정교하고 짜임새 있는 탑 구조를 갖추고 있어 한·파나마 간 전통적 우호협력관계를 상징할 뿐 아니라 정치·경제·문화 등 다방면에서 양국관계가 정교하고 짜임새 있게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통일신라시대인 8세기 중반에 건립된 다보탑은 9세기 초반 해양 진출을 위해 활약한 장보고의 기백과 업적을 지켜본 탑으로서 온갖 역경과 장애물을 극복하고 해양 진출을 도모한 발보아 장군의 기백과 업적이 일맥상통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셋째, 국가의 안위와 부국을 기원한다는 뜻으로 건설된 다보탑이 의미하는 바대로 한·파나마 양국의 안위와 부국, 그리고 양국 우호협력관계의 지속적 발전을 기원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이곳에 설치된 다보탑 조형물은 파나마 운하의 태평양쪽 입구에 태평양이 바라다보이는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한국에 있는 다보탑과 이곳에 있는 다보탑 조형물이 서로 마주보고 있어 한·파나마 간 우호의 상징으로서 한국민과 파나마 국민 간 인연의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태평양 연안의 전망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다보탑 조형물은 각국 선박들의 파나마운하 통과 시 외국인들에게는 한국문화 홍보 도우미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며, 한국인들에게는 한국에 대한 자긍심과 애국심을 일깨워주는 기념물이 될 것이다.

한·파나마 우호의 탑으로 명명되는 다보탑 조형물 설치의 연계사업으로 대사관은 탑 주변에 한·파나마 우호의 정원 조성을 추진 중이다. 파나마 정부로부터 정원 조성 인가를 얻기 위해 관련기관들과 교섭을 진행 중이며 금년 내 정원 조성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2014년도는 파나마 운하를 개통한 지 10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임을 감안, 한·파나마 우호의 정원 완공은 2014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파나마 우호의 탑과 정원은 파나마의 관광명소로 자리잡을 것이며, 한·파나마 우호협력관계의 상징으로 영구히 보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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