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에 홀린 백화점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요즘 백화점에서는 디저트가 효자다.

경기 불황으로 인한 소비심리 침체로 일반 매장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데 반해 디저트 매장에는 항상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스트레스 해소나 기분 전환용으로 디저트를 선호하는 현상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아울러 디저트가 식사에 포함되는 트렌드가 자리잡으며 백화점 디저트가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백화점이 본점 식품관에 오픈한 커피스트림은 점심시간마다 고객들이 10m 이상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이곳에는 폴바셋·스노우마운틴·홈스테드커피 등이 들어서 있다.

지난해 9월 본점에 문을 연 소프트리의 경우 월평균 1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 소프트리는 벌꿀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11월 본점 에비뉴엘에 오픈한 서울 3대 빙수 가운데 하나인 동비고는 월평균 5000만원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또 지난 11일 본점 식품관에 주니어스·40192롤·치즈케익팩토리 등을 새롭게 입점시켜 디저트존을 선보였다. 평일 200만원, 주말에는 300만원가량 매출을 올리고 있다.

황우연 롯데백화점 식품MD팀장은 "백화점이 기존의 단순한 쇼핑공간에서 벗어나 여가를 즐기는 장소로 개념 확대되고 있는 만큼 맛있는 디저트들을 통해 고객들의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이 업그레이드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올해 1월1일부터 3월19일까지 디저트 상품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나 늘었다. 백화점 전체 매출이 소폭 신장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더불어 티라미슈·과일타르트 등 베이커리 상품군 매출도 35% 이상 증가했다. 특히 일본에서 건너온 생크림 롤케이크 브랜드 몽슈슈의 도지마롤은 하루 평균 600개씩 판매되며 월매출 4억원을 기록, 입점 두 달 만에 압구정본점 식품 브랜드 중 매출 1위에 올랐다.

무역센터점 1층과 지하 1층에 동시에 입점시킨 초콜릿 카페 고디바도 하루평균 700명 이상의 고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김병한 현대백화점 델리 바이어는 "20~30대 젊은 소비층이 즐겨 찾는 디저트 브랜드들이 스마트폰·SNS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단골고객층이 두터워 지고 있다"며 "아기자기한 모양과 달콤한 맛을 지닌 디저트를 들고 쇼핑을 다니는 젊은 여성고객들의 모습이 늘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주요 점포에서도 젊은층으로 중심으로 디저트가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2월 강남점을 시작으로 5월 영등포점과 본점에서 문을 연 브릭팝은 주말이면 길게 선 줄로 매장이 북적인다. 브릭팝은 신선한 과일과 천연원료를 배합해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통과일 수제 아이스바로, 20~30대 여성들이 주로 찾고 아이를 동반한 여성 고객도 많다. 이같은 인기로 당초 목표보다 120% 이상 높은 매출을 기록 중이다.

이와 함께 작년 6월 강남점에 오픈한 디저트 편집숍 빌리 엔젤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빌리엔젤은 프랑스의 르꼬르동블르·INBP, 도쿄의 동경제과 등에서 공부하고 전세계에서 경력을 쌓은 9명의 파티시에가 창의적인 디저트를 선보이는 디저트 편집숍이다.

이외에 300년 전통 수제 캔디 파파버블도 발길이 잦다. 200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첫 매장을 연 파파버블은 지금 뉴욕·암스테르담·도쿄·홍콩 등 전세계 14개국에서 1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디저트 매출이 전년 대비 20% 상승하면서 식품관 카테고리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츄로 101·타르틴·치즈케이크팩도리 등 유명 디저트 맛집을 유치했다.

상황이 이렇자 백화점들이 디저트 관련 매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해외에 있는 유명 업체가 국내에 들온다는 소문이 나면 백화점 관계자들이 직접 찾아갈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디저트는 테이크아웃하기 용이하기에 백화점 집객 효과가 좋다"면서 "특히 테이크아웃하기 위해 고객들이 줄을 서기 때문에 입소문이 난다"고 강조했다.

롯데백화점은 주니어스와 가드너파이를 4월 중 노원점에서 오픈할 예정이며, 쉘위 역시 5월 안에 분당점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앞서 현대백화점도 지난 15일 무역센터점에 주니어스 치즈케이크를 입점시켰다. 신세계는 파파버블은 추가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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